[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볼이 너무 많다. 어제처럼 던져선 야수들도 지친다. 보직을 바꿀 수도 있다."
어떻게든 5이닝을 채우는 건 선발투수의 최대 덕목이다. 하지만 등판할 때마다 5이닝에 투구수 100개를 소모하는 선발투수라면 어떨까.
롯데 자이언츠 나균안(27) 이야기다. 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만난 김태형 롯데 감독은 전날 나균안의 투구에 대해 "볼이 너무 많다"며 이맛살을 찌푸렸다.
나균안은 SSG 랜더스와의 주말시리즈 2차전에 선발등판, 5이닝 4실점을 기록한 뒤 교체됐다.
표면적인 기록 자체는 그럴듯하지만, 홈런 포함 안타 4개를 허용하는 사이 볼넷을 6개나 내줬다.
SSG(6안타)와 롯데(5안타) 공히 빈타였기에 나균안의 존재감이 더 컸다. 특히 4회초에는 안타 하나 없이 볼넷만 4개를 허용하며 밀어내기를 허용했고, 이어진 한유섬의 2타점 적시타가 쐐기타가 됐다.
올시즌 평균자책점도 이제 5점대에 근접한다(4.94). 최근 3경기에서 각각 5⅔이닝 6실점, 5이닝 4실점(3자책) 5이닝 4실점을 기록했는데, 모두 투구수 100개를 넘겼다.
쫓기는 마음에 구종도 점점 단순해졌다. 나균안은 1군 마운드에서 두각을 드러낸 2021년에도 이미 '포수 출신'이란 수식어에 어울리지 않게 다양한 변화구가 강점인 투수였다. 자연스러운 투구폼을 통해 존 끄트머리를 영리하게 활용하는 칼날 제구가 돋보였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포크볼의 비중이 너무 올라갔다. 지금은 사실상 직구-포크볼 투피치 투수다. 전날 SSG전에서도 최고 148㎞ 직구(44개)-컷패스트볼(13개)과 더불어 포크볼(45개)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한때 주무기로 쓰던 슬라이더는 아예 실종됐고, 커브도 단 3개 뿐이었다.
김태형 감독은 "하위 타순에 볼넷을 주면 안된다. 본인도 아쉬웠을 거다. 다양한 공을 던질 수 있는 투수가 구종의 폭이 좁아지는 건 그만큼 마운드 위에서 여유가 없다는 것"이라는 일침을 날렸다.
그는 "요즘 김진욱 공이 좋다. 나균안이 계속 저러면 김진욱과 보직을 바꿀수도 있다"면서 "직구가 148, 149㎞까진 나온다. 전에는 선발로 나오다보니 페이스 배분을 하느라 그랬는지…몇이닝이나 이어질진 몰라도 초반엔 그렇게 전력투구를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롯데는 박진을 1군에 등록하고, 대신 포수 박재엽을 말소했다. 불펜 롱맨 자원이 하나 늘어난 셈. 김태형 감독은 "왼손 투수들(정현수 송재영) 빼고는 김강현 정도고, 요즘 김강현도 좀 지쳐보인다. 박진과 역할을 나누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전날 3출루를 달성한 김동혁은 긴장 때문인지 경기 후 다리에 경련이 올라왔다고. 때문에 이날은 장두성이 다시 중견수를 맡는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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