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유강남의 '그물 잡고' 캐치. 왜 이숭용 감독은 항의할 필요가 없는 일이었나.
SSG 랜더스 이숭용 감독은 지난달 3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 도중 얼굴이 시뻘개질 정도로 분노하며, 심판진에 격한 항의를 했다.
상황은 이랬다. 0-1로 밀리다 2회초 2-1 역전에 성공했다. 이어진 1사 1, 3루 찬스. 타석에는 최지훈. SSG 입장에서는 추가점으로 초반에 상대 기를 확 누를 수 있는 찬스였다.
하지만 포수 파울 플라이. 그런데 이 감독이 더그아웃을 박차고 뛰어나왔다. 이 감독은 첫 번째로 공이 떨어지기 전 그물에 닿았다고 주장했고, 이어 롯데 포수 유강남이 미트를 끼지 않은 오른 손으로 그물을 밀고 공을 잡았다는 것이 문제라고 얘기했다. 그물이 밀려 공이 자연스럽게 떨어질 공간이 생겼고, 이게 규칙 위반 아니냐고 항의한 것이다. 이 감독이 있는 3루측 더그아웃 바로 앞에서 일어난 일이니 정확히 볼 수 있었고, 펄쩍펄쩍 뒬 만 해 보였다. 하지만 4심 합의 결과 달라지는 건 없었다. 여기에 순위 싸움에 바쁜 SSG가 이날 5대6 1점차로 졌으니 그 순간이 밤새 떠올랐을 것이다.
만약 이 감독 말대로 공이 그물에 스치기라도 하고 떨어졌으면 그건 무조건 파울이다. 그런데 공이 그물에 닿지 않고, 내려오는 과정에서 포수가 그물을 터치하며 플레이했다면 이는 이 감독의 말대로 규칙 위반일까. 뭔가, 위반일 것 같은 느낌이기는 하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다. 야구 규칙에는 선수가 플레이를 할 때 구장 내 그물을 건드리며 플레이하는 것과 관련한 내용이 없다. 페어 지역 밖 펜스, 그물 등에 타구가 맞으면 그 다음 잡더라도 파울인 건 규칙상 명백한 내용인데, 이를 선수가 터치했을 시에 대해서는 규칙으로 명시된 게 없다는 것. KBO 관계자는 "쉽게 생각하면, 선수가 공을 잡기 위해 펜스를 잡아 타고 올라가든, 발로 반동을 이용해 올라가 잡든 다 아웃이다. 그것과 같은 개념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 내용을 현장에서 심판들이 이 감독에게도 설명했다고 한다.
물론 파울일 타구를 그물에 안닿게 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그물을 밀거나 치는 선수는 나오기 힘들다. 찰나의 순간, 그런 판단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없다. 유강남도 균형을 잡기 위해 그물에 손을 댄 것일 뿐 공간을 만들 의도는 없었을 것이다. 또, 파울을 잡으러 간 선수가 그물을 당겨 인플레이 타구를 일부러 파울로 만들 일도 없다. 그러니 의도적으로 그물을 이용해 이득을 취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규칙으로만 따지면, 그렇게 그물을 밀거나 잡고 플레이를 해도 위반이 아니라는 건 확실하다. 코칭스태프, 선수들이 알고 있으면 플레이를 하거나 항의를 할 때 도움이 될 수 있는 내용이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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