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1선발? 일단 직구가 150㎞ 이상 나오고, 상대를 압도할 수 있는, 확실하게 1승을 보장하는 그런 투수지."
명장의 '1선발론'에 완벽하게 부합하는 외국인 투수가 나타났다. 'LA 다저스 7년'의 경험치가 뜨거운 존재감을 뽐냈다.
롯데 자이언츠는 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8대0 완승을 거뒀다.
선발투수 알렉 감보아의 존재감이 하늘을 찔렀다. 감보아는 이날 최고 155㎞, 평균 151㎞ 직구를 앞세워 키움 타선을 7이닝 2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꽁꽁 묶고 KBO리그 2경기만에 데뷔 첫승을 거뒀다. 삼진 6개는 덤.
이날 감보아의 직구는 구속이 전부가 아니었다. 분당 회전수(RPM)이 최고 2556회에 달했고, 상하 무브먼트는 59.3㎝였다. 직구(59개) 외에 슬라이더(21개), 커브(12개), 체인지업(7개)을 섞어 던지며 상대 타자들을 말 그대로 압도했다. 최대 강점으로 평가되던 2m 높이에서 내리꽂는 투구폼이 그 위력을 더했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스프링캠프 때부터 찰리 반즈-터커 데이비슨 원투펀치에 대해 불안감을 숨기지 않았다. 구속과 별개로 둘다 각도와 무브먼트로 승부하는 기교파 스타일이라는 것. 특히 반즈의 경우 4번째 시즌에 접어들면서 점점 구속이 떨어지고, '좌승사자'의 명성도 빛이 바래가는 상황이었다.
결국 견갑하근 손상으로 인해 8주 아웃 소견이 나오자 반즈와의 작별을 택했다. 당시에도 "지금 데려올 수 있는 투수 중에 최고의 선수를 데려올 뿐이다. 진짜 좋은 선수들이 나올 타이밍은 아니지만, 지금 우리팀 사정상 어쩔 수 없다"며 다급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던 그다.
다저스에서 7년간 수련하며 빅리그는 한번도 밟지 못했지만, 100마일(약 161㎞)에 가까운 직구를 던지는 파워피처를 데려왔다. 바로 감보아다.
리그 데뷔전이었던 지난 5월 27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고개를 숙이는 세트포지션 루틴 과정에서 3중 도루를 허용하는 망신을 당했다. 하지만 곧바로 루틴을 가다듬었고, 이날 경기에선 전혀 나오지 않았다.
키움 타자들이 친 안타 2개는 모두 슬라이더였다. 슬라이더도 구속이 최고 146㎞까지 나오다보니 일반적인 직구 타이밍에서도 그럭저럭 칠 수 있다는 평가. 하지만 감보아의 직구에는 속수무책이었다.
경기 후 김태형 감독은 "감보아가 7이닝을 책임지며 무실점 경기로 잘 던져줬다. 한국에서의 첫 선발승을 축하한다"며 쏟아지는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이어 "레이예스와 고승민 등 야수들이 초반부터 집중력을 발휘해 경기를 이끌어 간 덕분에 승리를 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좋은 경기력을 이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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