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지난해까지 한화 이글스는 느림보 군단이었다.
지난 2년 연속 팀 도루 9위였다.
2023 시즌 1위 LG가 166도루를 하는 동안 67도루에 그쳤다. 지난해인 2024 시즌에는 팀 도루 1위 두산이 184도루를 하는 동안 69도루에 그쳤다. 1위와 거의 3배 차이였다.
시도도 110번으로 많지 않았는데 성공률도 최악이었다. 69도루에 41차례를 실패해 62.7%에 그쳤다. 10개 구단 중 최하위였다. 이 정도 성공률이면 도루하는 이익이 없다. 시도를 하지 않는 편이 낫다.
하지만 김경문 감독 부임 2년 차인 올시즌은 다르다. 팀 도루 1위다.
60경기를 소화한 4일 현재 60도루로 2위 SSG(56도루)과 지난해 선두였던 3위 두산(53도루)를 앞서가고 있다. 성공률도 나쁘지 않다. 60번 성공하는 동안 21차례만 실패해 74.1%다.
포커스는 공격적 주루플레이. 도루로 대표될 뿐 과감하게 뛴다. 중심 타자도 한 베이스를 더 가려고 애쓴다.
두자리 수 도루를 3명이나 기록중이다.
플로리얼이 13도루, 이원석이 11도루, 문현빈이 10도루를 기록중이다. 4번타자 노시환도 9도루를 기록중이다.
이원석을 제외하면 플로리얼, 노시환, 문현빈 모두 팀의 핵심 거포들이다.
한화는 3,4일 KT와의 홈경기를 모두 승리하며 위닝시리즈를 확보했다. 선발 폰세, 와이스 원투펀치의 안정된 호투가 기반이 됐지만, 공격에서는 뛰는 야구로 활로를 찾았다.
3일 KT전에서는 톱타자 플로리얼이 1,3회 출루할 때마다 2루를 훔치며 선제 2득점에 기여했다. 문현빈도 3회 도루로 병살을 막으며 추가점 획득에 이바지 했다. 한화는 초반 2득점을 잘 살려 10대1 대승으로 3연전 첫판을 기분 좋게 장식했다.
4일 KT전에서는 승부처에서의 발야구가 빛났다. 6회 플로리얼의 솔로포로 1-2로 추격한 7회말이 분수령이었다.
채은성과 김태연의 안타로 만든 1사 1,2루에서 허를 찌른 이중도루 작전이 나왔다. 순식간에 1사 2,3루. 최재훈이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이도윤의 2타점 역전 적시타가 터졌다. 이어진 2사 1,2루에서 최인호의 내야안타 때 이도윤이 3루를 돌아 홈으로 쇄도하면서 추가점까지 냈다. 4대2 역전승. 발로 만들어낸 승리였다.
이날 승리로 2위 한화는 선두 LG를 반 게임 차로 추격했다.
달라진 한화 야구 색깔.
그 중심에는 '뛰는 야구'에 대한 확고한 철학을 가지고 있는 김경문 감독이 있다. 김 감독은 뛰는 야구 신봉론자다. "발에는 슬럼프가 없지 않느냐"는 말과 "매일 잘 쳐서만 이길 수는 없다"는 말로 뛰는 야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김경문 감독은 두산 시절 팀을 '육상부'로 만든 장본인이다. 2006년, 2007년, 2008년 압도적 수치로 3년 연속 팀 도루 1위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 중 부임한 김 감독은 부임 후 첫 마무리캠프와 스프링캠프를 통해 '스피드 야구' 철학을 이식했다. 한화 선수들은 좋은 플레이가 나온 후 늘 "겨우내 상황에 맞는 주루 훈련을 많이 했다"고 여러차례 강조했다. 팀 타율 7위(0.248) 팀 한화가 그래도 팀 득점 5위(267점)로 근근히 버티고 있는 비결이다.
불과 1년 만에 다른 색깔의 팀으로 환골탈태한 한화 야구. 변화는 의지에 달려있다. 리더의 확고한 방향성과 철학이 이렇게 중요하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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