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캡틴' 손흥민(33·토트넘 홋스퍼).
17세였던 2009년 독일로 건너가 함부르크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이후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스타로 성장했다. 독일 분데스리가를 평정하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로 건너가 아시아인 최초의 득점왕을 차지했고, 유로파리그 정상까지 올랐다. 어느덧 '베테랑'이란 수식어가 낯설지 않은 나이다.
34세가 되는 북중미월드컵은 이런 손흥민에게 '라스트댄스'가 될 가능성이 높다. 2014 브라질 대회를 시작으로 러시아(2018년), 카타르(2022년)를 거쳐 북중미까지 4번의 월드컵 본선 무대에 도달했다. 러시아와 카타르에서 조별리그 탈락의 쓴잔을 들이키면서 눈물을 흘렸던 그는 카타르에서 기적적인 16강 진출을 일구며 환희의 눈물을 흘린 바 있다.
손흥민은 브라질 대회 당시 가장 큰 기대를 모은 선수였다. 함부르크를 거쳐 레버쿠젠에서 분데스리가를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했다. 차세대 공격수로 조명 받으면서 한국 뿐만 아니라 세계 무대의 주목을 받았다. 조별리그 2차전이었던 알제리전에서 월드컵 첫 골을 쏘아 올렸지만, 2대4 대패 후 펑펑 울면서 속상한 마음을 그대로 드러낸 바 있다.
두 번째 월드컵이었던 러시아 대회. 이번에도 쉽게 웃을 수 없었다. 1패를 안고 치른 멕시코전에서도 일찌감치 두 골을 내주면서 끌려갔다. 후반 추가시간 이재성의 패스를 그림같이 감아찬 중거리포로 마무리하면서 본선 연속 득점에 성공했지만, 패배를 막을 순 없었다. 독일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텅빈 상대 진영을 질주한 끝에 2대0 승리를 확정 짓는 쐐기골을 터뜨리면서 그나마 웃을 수 있었다.
카타르 대회 직전까지 손흥민의 출전 여부는 불투명했다. 본선 개막을 3주 앞두고 토트넘에서 치른 마르세유와의 유럽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6차전에서 안와 골절상을 해 광대뼈 수술을 했다. 수술 일정을 앞당겼으나 본선 개막까지 회복을 장담할 수 없었던 상황. 손흥민은 특수 제작된 얼굴 보호대를 차고 대표팀에 합류했으나, 활약 여부에 대한 전망은 엇갈렸다.
주장 완장을 차고 나선 본선. 우루과이와의 첫 경기에 나선 손흥민은 부상 여파 탓에 100% 실력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가나와의 2차전에서도 이런 평가는 이어졌다. 벤투호가 1무1패로 조별리그 탈락 위기에 놓이자, 손흥민 책임론이 대두되기도 했다. 그러나 부상 수술 후 캡틴의 책무를 다하기 위해 팀에 합류한 그에게는 가혹한 평가라는 시선도 뒤따랐다.
진가는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발휘됐다. 포르투갈과 1-1로 맞선 후반 추가시간, 단독드리블 끝에 아크 오른쪽에서 포르투갈 수비수 3명을 앞에 두고 있던 손흥민은 뒷공간으로 파고들던 황희찬에게 절묘하게 패스를 연결했고, 역전 결승골을 도왔다. 이 골로 한국은 기적적으로 16강에 오르는 쾌거를 썼다. 세 번째 본선 출전 끝에 손흥민은 비로소 '환희의 눈물'을 쏟을 수 있었다.
다가올 북중미월드컵. 손흥민이 과연 이름값에 걸맞은 활약을 해줄지에 대한 시선은 엇갈린다. 화려한 커리어를 쌓았지만, 어느덧 30대 중반에 접어든 그의 폼은 전성기와는 거리가 있다는 평가. 하지만 풍부한 경험과 홍명보호에서 보여준 헌신이 북중미에서의 성공 자산이 될 것이란 기대감은 여전하다. '라스트댄스'를 준비하는 손흥민의 모습은 이목을 쏠리게 하기에 충분하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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