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5연패, 쉽지 않았다. 4연패도 하늘이 내려주신 기록이다."
반전은 없었다. 전무후무할 박민지의 단일 대회 5연패 기록은 아쉽게 무산됐다.
박민지는 8일 강원도 원주 성문안CC에서 열린 KLPGA 투어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 최종 라운드에서 1오버파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3라운드 합계 3언더파 213타 공동 40위로 경기를 마치며 우승 꿈을 날렸다.
박민지를 위한 대회였다. 박민지는 단일 대회 최다우승 기록 보유자.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이 대회 4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박민지 이전까지 역대 단일 대회 최다 연속 우승은 고 구옥희, 박세리, 강수연, 김해림이 세운 3연패였다. 미국 PGA 투어에서도 타이거 우즈의 4연패 기록이 최다이며, LPGA 투어에서만 애니카 소렌스탐의 5연패 기록이 있다. 이미 KLPGA 기록을 세운 박민지는 이번 대회에서까지 우승하면 누구도 깨기 힘든 세계적 기록인 5년 연속 우승을 달성할 수 있었다. 이 뿐 아니라 고 구옥희, 신지애에 이어 역대 세 번째 개인 통산 20승 기록도 세울 수 있었다.
사실 셀트리온은 올해 대회를 개최하지 않으려 했었다. 셀트리온 뿐 아니라 여러 기업들이 경기 침체를 이유로 대회 개최와 선수 후원을 중단했다. 하지만 셀트리온은 고심 끝 지난 4월 말 대회 개최를 전격 선언했다. 여러 이유가 있었지만, 박민지의 단일 대회 5연패 도전 기회를 주겠다는 것도 큰 이유 중 하나였다. 박민지도 대회 개최가 결정되자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님께 감사드린다"며 의욕을 드러냈다.
부담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대회지가 성문안CC로 바뀐 탓이었을까. 박민지는 1라운드부터 부진했다. 5번홀 더블보기 포함, 1오버파로 컷 통과까지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됐다. 하지만 2라운드 버디 6개, 보기 1개 5언더파로 반등하며 분위기를 바꿨다. 2라운드 공동 선두 선수들이 10언더파로 경기를 마쳐 최종 라운드에 따라잡기 쉽지는 않은 격차. 하지만, 2라운드에서 방신실이 10언더파라는 엄청난 라운드를 펼친 만큼 박민지도 최종일 '대반전'을 꿈꿔볼 수 있었다.
하지만 박민지는 최종 라운드 전반 9홀에서 보기 2개에 버디를 1개도 치지 못하며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갈 기회를 잡지 못했다. 박민지는 12번홀 첫 버디를 했지만, 13번홀에서 바로 보기를 하며 타수를 잃었다. 그래도 마지막 18번홀 버디를 잡으며 자존심을 지켰다.
박민지는 라운드를 마친 후 "너무 아쉽다. 5연패는 쉽지 않았다. 그래도 4연속 우승을 한 것도 하늘이 내려준 거라 생각한다. 코스도, 대회 시기도 대회마다 달랐다. 그래도 딱 이 대회 때 우승을 했다. 작년 1승을 했는데, 셀트리온 대회였다. 엄청난 경험이었다. 4연패도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연속 우승을 할 때 다른 언니들도 기록을 깨라고 응원해줬다. 그래서 나도 후배들이 내 기록을 빨리 깨줬으면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민지는 1라운드에서 5연패에 대한 부담을 느꼈는지에 대한 질문에 "부담은 아니었다. 그저 내 플레이를 잘 못하고, 성적을 신경 쓴 것 같아 그게 아쉬울 뿐이었다. 성적을 신경 쓰니, 나도 모르게 헤드업을 하고 있더라"며 웃었다. 이어 "2라운드는 집에만 가지 말자는 생각이었다. 성문안CC 코스가 너무 좋더라. 그린피가 비싼 골프장인데, 공짜로 한 번 더 치고 가자는 생각을 했다. 그래도 디펜딩 챔피언인데 3라운드까지는 치고 가야 하지 않나라고 마음 먹었다"고 유쾌하게 답했다.
박민지는 마지막으로 "대회 내내 샷감은 너무 좋았다. 다만 1~2m 퍼트를 10개는 놓친 것 같다. 샷은 좋으니, 안되는 걸 연습하면 잘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퍼터를 바꿨는데, 다음주 대회부터는 다시 예전 퍼터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 대회는 레인보우힐스CC에서 열리는 한국여자오픈이다. 박민지는 이 대회에서 내셔널 타이틀 획득과 함께 9시즌 연속 우승이란 대기록에 도전한다.
원주=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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