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암=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빠르며 역동적이었다. 동시에 화려했다.
홍명보 축구 A대표팀 감독의 '젊은피' 실험은 '대성공'이었다. 이미 북중미월드컵 본선행을 확정한 홍 감독은 쿠웨이트전에서 대대적인 변화를 택했다. 홍 감독은 부임 후 세대교체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무더위 속 펼쳐진 1994년 미국월드컵을 경험한 홍 감독은 젊은 선수들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부임 후 소집 마다 새로운 얼굴을 선발했다. 하지만 월드컵행이 걸려 있는만큼, 3차예선에서 대대적인 변화를 택하기는 쉽지 않았다.
본선행이 결정된 후 치러진 쿠웨이트전, 북중미월드컵의 출발점이었다. 홍 감독은 파격을 택했다. 골키퍼 이창근(32·대전)을 제외하고, 30세 이하 선수들로 베스트11을 채웠다. 필드 플레이어 중 나이가 가장 많은 선수가 황인범(29·페예노르트)이었다. 배준호(22·스토크) 이태석(포항) 이한범(미트윌란·이상 23) 이강인(파리생제르맹) 오현규(헹크·이상 24) 등 2000년대생들이 주역으로 나섰다. 쿠웨이트전 베스트11의 평균 나이는 25.7세였다. 이재성(마인츠) 권경원(코르파칸·이상 33) 박용우(32·알아인) 등 30대와 황희찬(울버햄턴) 황인범 조유민(샤르자·이상 29) 등 '96년생'이 중심이 된 이라크전과는 180도 달라졌다. 이라크전 선발 라인업의 평균 나이는 29세에 달했다.
영건을 앞세운 홍명보호는 기대 이상의 경기력을 보였다. 일단 이전 경기보다 템포가 빨라졌다. 시종일관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상대와의 1대1 싸움에서 우위를 점했다. 힘에서도 상대를 압도했다.
그 중 가장 빛난 별은 배준호였다. U-22 대표팀에서 콜업된 배준호는 이날 왼쪽 날개로 나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부드러운 드리블과 터치, 창의적인 연계 플레이를 앞세운 배준호는 후반 6분 이강인과 9분 오현규의 골을 어시스트하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슈퍼 테크니션'의 면모를 다시 보여준 그는 후반 24분 교체아웃될 때까지 한국의 공격을 이끌었다.
조커로 주로 기용되던 오현규도 파괴적인 움직임으로 득점포를 쏘아올리는 등 원톱 주전 경쟁에 불을 붙였고,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중앙 수비수 이한범은 안정적인 플레이로 '클린시트(무실점)'를 이끌었다. 이한범은 날카로운 패스로 빌드업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 김주성(25·서울)은 자신의 네번째 A매치에서 가치를 증명해냈다. 이태석은 부동의 왼쪽 풀백으로 자리매김하는 모습이었다. 이강인은 설명이 필요없는 대표팀의 에이스였다.
이 밖에 전진우(26·전북) 원두재(28·코르파칸) 등 새롭게 대표팀에 발탁됐거나, 오랜만에 기회를 받은 선수들도 제 몫을 해냈다.
젊은 선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인 대표팀은 3차예선 들어 가장 시원한 4골차 승리를 따냈다. 영건들이 가세하며, 대표팀의 주전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홍 감독도 "젊은 선수들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잘했다. 베테랑이 주축으로 나서고, 이를 서포팅하는 젊은 선수들이 나와야 팀이 강해진다. 그런 측면에서 오늘 젊은 선수들의 활약은 고무적"이라고 미소지었다. '젊은피'의 가능성 확인은 무패 본선 진출보다 더 값진 쿠웨이트전이 준 선물이다.
상암=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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