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요즘 순위 싸움이 정말 치열해서 좀 힘들다. 승리해서 기쁘다."
태극 머리띠가 두른 베네수엘라 열혈 남아가 프로야구를 호령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레이예스는 1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주중시리즈 2차전에서 3안타 2타점을 몰아치며 기적 같은 역전승의 주인공이 됐다.
최근 8경기 연속 멀티히트의 폭발적인 상승세, 6월 초순 월간타율이 홈런 2개 포함 5할7푼1리(35타수 20안타)에 달한다.
현재까지 안타 96개로 최다안타 부문 압도적 1위, 삼성 디아즈(76개)를 비롯한 2위 그룹과의 차이를 무려 20개까지 벌려놓았다. 이 페이스대로면 144경기 환산 안타 갯수가 206개. 지난해 자신이 세운 프로야구 한시즌 최다안타 신기록(202개)를 다시 깨뜨리게 된다.
또한 안타도 잘 치고, 장타도 잘 치고, 클러치에도 강한 완전체 타자다. 이날 경기에서 롯데는 1-3으로 뒤진 8회, '구원 1위' 박영현을 상대로 장두성이 11구까지 가는 혈투 끝에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이후 고승민의 스트레이트 밀어내기 볼넷, 그리고 레이예스의 2타점 중전 적시타로 승부를 뒤집었다. 그리고 최준용-김원중의 황금 계투조가 뒷문을 철저히 틀어막고 승리를 지켰다.
경기 후 만난 레이예스는 "정말 중요한 경기였는데 이겨서 너무 기쁘다"며 활짝 웃었다. 만약 이날 패했다면 롯데는 5위로 미끄러지는 상황이었다.
요즘 불방망이를 휘두르는 자신의 컨디션에 대해서는 "타격감이 정말 좋다. 연습 때 더 열심히 해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매경기가 정말정말 중요하다. 이기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며 스스로를 다잡았다.
최근 슬라이딩 과정에서 발목 통증을 느낀 그다. 하지만 고승민의 무릎도 좋지 않고, 윤동희마저 빠지면서 최근에는 우익수로도 나서며 적지 않은 수비부담을 지고 있다. 그는 "발목은 많이 좋아졌고, 감독님께서 쓰시면 어떤 포지션이든 다 나가겠다"며 의욕을 불태웠다.
박영현은 현 시점에서 프로야구 최고의 마무리투수다. 하지만 레이예스는 150㎞에 육박하는 직구 3개를 지켜본 다음, 뚝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때려 2타점 역전 적시타를 만들어냈다.
"고승민이 볼넷으로 나가는 걸 보고 조금 지켜보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체인지업을 노려서 친 건 아니고, 존 안에 들어오는 공을 인플레이로 만들고자 하는 마음이 컸는데 안타가 됐다."
레이예스는 "장두성처럼 모든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열심히 해준 덕분에 이길 수 있었다"며 팀원들에게 공을 돌렸다.
그중 한명이 12번의 선발등판에서 승리 없이 4패만을 안았는데, 시즌 첫 구원 등판에서 시즌 첫승을 거머쥔 나균안이다. 나균안은 인터뷰중인 레이예스를 향해 "아이러브유 레이예스!"를 날리며 기쁨을 만끽했다. 레이예스는 "나균안처럼 우리 롯데도 이제 올라갈 일만 남았다"며 싱긋 웃었다.
다만 "안타 신기록에 대한 욕심은 전혀 없다. 승리에 집중할 뿐, 그 부분에 대해선 전혀 신경쓰고 있지 않다"고 단언했다.
한국 2년차 시즌을 맞이한 레이예스는 어느덧 롯데 외야의 리더로 자리잡았다. 장두성 김동혁 등 커리어가 짧은 선수들도 레이예스를 '형님'으로 모시는 분위기다.
그는 "어린 선수들과 대화를 많이 하고 있다. 야구에 대해 해줄 말은 없다. 열심히 해라, 너희들은 좋은 선수다. 자신감을 가져라. 작년의 경험이 발전의 토대가 될 거다. 그런 이야기를 많이 해주고 있다"고 했다.
롯데가 승리한 날은 팬들의 노랫소리가 연신 하늘을 울린다.
"이런 팬들의 열정 덕분에 우린 그라운드에서 더 열심히 뛸 수 있다. 앞으로도 많이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
수원=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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