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박재만 기자] 바람의 아들이 약속을 지킨 제자에게 90도 폴도 인사를 건네며 환호했다.
상수야 저쪽으로 홈런 한 방 쳐줘. 아니 칠 수 있어.
경기 시작 직전 삼성 선발 후라도 연습 피칭을 지켜보며 타이밍을 맞춰 보고 있던 KT 김상수를 찾았던 이종범 코치가 장난 썩인 농담을 건네며 홈런을 주문했다.
1번 타자 배정대와 2번 타자 김상수를 찾아간 이종범 코치는 연신 외야 펜스를 향해 손가락을 가리켰다.
현역 시절 안타, 홈런, 도루, 야구 센스, 수비 모든 면에서 완벽했던 '바람의 아들' 이종범 코치는 20살 이상 나이 차이가 나는 제자들에게 친구처럼 먼저 다가 장난을 치는 모습이 자주 포착된다.
이날도 그랬다. 다른 구장에 비해 홈런이 많이 나오는 대구 라이온즈파크 특성을 잘 알고 있던 이종범 코치는 김상수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며 연신 홈런을 칠 수 있다는 제스처를 취했다. 김상수는 부담스러운 듯 멋쩍은 표정을 지었지만 이 코치는 포기를 몰랐다.
김상수의 대답을 듣지 못했던 이종범 코치는 끈질기게 한 선수만 밀착 마크했다.
포기를 몰랐던 이종범 코치는 다시 김상수를 찾아가 또 한 번 외야를 가리켰다. 처음과 달리 김상수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자, 이종범 코치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김상수의 긴장감을 풀어주기 위해 다가온 이종범 코치의 유쾌한 장난은 경기에서 좋은 경과로 이어졌다.
장난으로 시작했던 이종범 코치 홈런 주문은 경기에서 그대로 이뤄졌다.
직전 경기 NC전 완봉승을 거뒀던 삼성 에이스 후라도 상대 3회에만 볼넷-홈런-볼넷-홈런. 투런포 두 방을 앞세워 KT는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3회 권동진의 볼넷으로 1사 1루. 타석에 들어선 김상수는 후라도의 초구부터 과감하게 타격했다. 137km 커터가 한복판에 몰리자 실투를 놓치지 않았던 김상수는 이종범 코치 주문대로 좌측 담장을 넘기고 말았다.
친정팀 삼성 상대 그것도 에이스 후라도의 초구를 노려 선취 투런포를 터뜨린 김상수는 베이스를 돌며 환호했다.
홈에서 홈런 타자 김상수를 기다리고 있던 안현민, 이정훈은 홈런 기운을 받으며 하이파이브를 나눴다.
경기 시작 직전 장난으로 했던 홈런 약속을 지킨 김상수가 더그아웃에 들어서자 이종범 코치는 모자까지 벗고 양손을 공손히 모은 채 고개를 숙였다.
깜짝 놀란 김상수가 당황한 표정을 짓자, 이종범 코치는 활짝 웃으며 홈런 타자 김상수의 등을 두들겼다. 이강철 감독도 엄지를 치켜세우며 김상수 선제 투런포를 칭찬했다.
김상수의 선제 투럼포를 시작으로 타선이 폭발한 KT는 14안타 10득점을 올리며 10대3 대승을 거뒀다.
4대0 앞서가던 4회 배정대가 2사 2루서 적시타를 날리며 추가점을 뽑아내자 이종범 코치는 박수를 보내며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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