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롯데 자이언츠가 때아닌 리드오프 고민에 빠졌다. 핵심 타자 두 명이 모두 부상으로 빠지면서다.
롯데는 14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 손호영을 1번타자로 기용했다. 손호영으로선 지난해 트레이드로 롯데에 합류한 이후 첫 리드오프 출전이다.
지난해 타율 3할1푼8리 18홈런을 쏘아올렸지만, 올해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홈런도 2개뿐이고, OPS(출루율+장타율)은 0.7을 밑도는 상황.
왜 손호영이었을까. 현재 롯데는 리드오프 황성빈이 손가락 부상으로 이탈했고, 그 뒤를 이어받아 역시 맹활약해왔던 장두성은 견제구에 맞아 폐 출혈이라는 역대급 불운에 직면했다.
이들을 대신할 만한 선수로는 황성빈-장두성과 더불어 '발야구 3총사'로 불리는 김동혁이 있다. KT 전에서 미친 슈퍼캐치로 강렬한 주목을 끌었던 그 선수다. 빠른 발과 강한 어깨를 지녔지만, 중견수 수비는 물론 타격에서도 아직 완벽한 믿음을 주지 못한 상황.
앞서 만난 김태형 감독은 "1번 타자로 나갈 사람이 없다. 여러 선수를 앞에 붙여볼까 싶다"며 한숨을 쉬었다. 이어 "손호영이 공격적으로 치는 스타일이니까 써볼까 생각중이다. 좀더 지켜보겠다"고 설명했다.
많은 고민의 흔적이 느껴진다. 손호영은 노림수보다는 이른바 '공 보고 공 치기' 타입의 타자다. 수준급의 컨택 능력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초구, 2구 공략을 선호하는 스타일이기도 하다.
김태형 감독은 타석에서 투수와의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리드오프의 미덕으로 꼽히는 '용규놀이(많은 파울을 치며 투수를 지치게 하는 것)'나 선구안을 활용해 후속 타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보다는, 공에 익숙해지지 않은 상태에서도 자신있게 공략할 줄 아는 쪽에 점수를 준 것으로 보인다.
결과는 썩 좋지 못했다. 이날 롯데는 4대2로 승리했지만, 손호영은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타율은 2할6푼1리로 떨어졌다.
첫 타석에서 본인의 타순을 의식한 듯 6구 풀카운트까지 가는 수싸움 끝에 1루수 뜬공으로 아웃됐다. 이후 3회에는 초구를 쳐서 543 병살타, 6회에는 2구를 쳐서 3루 땅볼, 8회에는 번트 실수로 선행주자가 아웃됐다. 그래도 이후 레이예스의 안타 때 3루까지 뛴 뒤 전준우의 적시타 때 홈을 밟은게 유일한 활약상이었다.
거듭된 부상 이슈로 인해 손호영은 지금 3루가 아닌 2루로 뛰고 있다. LG 트윈스 시절의 주 포지션이고, 수비는 오히려 3루보다 낫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다만 이런저런 포지션, 타순 이동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임은 분명하다.
김동혁은 첫 타석에서 천하의 김광현을 상대로 볼넷을 골라냈고, 8회에도 선두타자로 안타를 치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다만 1군 경험이 많지 않은 선수인 만큼 리드오프의 압박감을 이겨낼 수 있을지, 주목이 높아질수록 날카로워질 상대의 분석에 대응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향후 김태형 감독의 선택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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