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더이상의 눈물은 없다. 개막전서 팔꿈치를 움켜쥔채 좌절했던 22세 영건이 어느덧 부산을 대표하는 투수로 자라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이민석(23) 이야기다. 이민석은 15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전에서 5⅓이닝 5안타 2볼넷 1실점으로 쾌투했다.
아쉽게도 롯데가 이날 0대1로 패하면서 패전투수가 됐다. 하지만 이민석은 지난 5월 처음 선발로 발탁된 이래 총 7번의 선발등판 중 6경기에서 5이닝 이상을 투구하며 선발투수로서 자신의 책임을 다했다.
올해 유독 SSG와 인연이 많다. 올해 첫 선발등판도 5월 5일 SSG전이었고, 유일한 무실점 피칭인 6월 1일(5이닝 무실점) 경기도 SSG였다.
이날도 SSG 타선을 상대로 호투를 이어갔다. 특히 이민석이 등판한 3회말, 시작 직전인 오후 5시34분부터 7분간 경기가 중단될 만큼 폭우가 쏟아졌다. 그럼에도 이민석은 흐름을 놓치지 않았다. 다만 6회초 에레디아에게 허용한 불의의 홈런 한방이 아쉬웠다.
SSG는 전날 추신수의 은퇴식에서 패하면서 잔뜩 독이 올라있었다. 에이스 김광현까지 출격시키고도 아쉬움을 삼켜야했던 만큼, 이날은 필승의 의지로 무장했다. 평균자책점 2.28(경기전 기준, 경기 후 2.09로 1위 등극)의 에이스 앤더슨이 출전한 마운드는 무게감에서도 압도했다.
하지만 이민석도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1회말 선두타자 최지훈에게 2루타를 내줬지만, 후속타를 잘 끊어냈다. 2회에는 볼넷을 허용했지만, 위기 없이 잘 넘겼다.
3회부턴 기세가 올랐다. 석정우 최지훈 정준재를 잇따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4회에는 에레디아-고명준의 안타, 박성한의 볼넷으로 1사만루 위기를 맞이했지만, 조형우 김성욱을 또한번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5회도 3자 범퇴.
5회를 넘기면서 다소 힘이 떨어졌던 걸까. 6회 첫 타자 에레디아에게 홈런포를 허용했다. 148㎞ 몸쪽 직구를 그대로 잡아당겨 좌중간 담장을 넘겼다. 이후 고명준에게도 2루타를 허용하면서 교체됐다.
투구수는 99개. 자신있는 직구만 60개 던졌다. 직구 최고 구속은 155㎞였다. 140㎞에 달하는 고속 슬라이더와 체인지업도 돋보였다.
개성고 출신 이민석은 진짜배기 '부산사나이'다. 데뷔시즌 호평을 뒤로 하고 2년차 개막전부터 필승조로 발탁됐지만, 뜻하지 않은 팔꿈치 부상에 직면했다. 그리고 지난해에는 그 여파에 시달렸다. 1이닝만 던지면 직구 구속이 4~5㎞씩 뚝뚤 떨어졌다. 이민석 스스로 "야구 인생에서 지워버리고 싶은 1년"이라고 돌아볼 정도다.
올해는 완전히 달라졌다. 선발의 한 축으로 맹활약중이다. 박세웅-데이비슨-김진욱의 동반 부진 속 1선발 감보아만이 독야청청 버텨주는 롯데 선발진에서 이민석의 분전은 큰 힘이 되고 있다.
인천=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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