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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하고 센스있다" 괜히 1순위인가…382일 만에 승리 투수, 1군 자격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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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다시 한번 승리의 맛을 느끼기까지 이렇게 오래 걸릴 줄 알았을까.

황준서(20·한화 이글스)는 지난 15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볼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홈 경기에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1⅓이닝 2안타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문동주가 21일 만에 복귀전을 치른 가운데 황준서가 두 번째 투수로 대기를 했다. 지난 13일 선발로 나설 예정이었지만, 비로 인해 취소되면서 불펜에서 힘을 보태게 됐다.

문동주가 3회 2실점을 한 가운데 4회에도 2실점을 추가로 했다. 2사에서 만루 위기에 몰렸고, 김현수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총 투구수 79개. 한화 벤치가 움직였고, 황준서가 마운드에 올랐다.

황준서는 오스틴과 직구로만 승부를 봤고,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침묵했던 한화 타선은 4회말 4점을 내면서 4-4 균형을 맞췄다.

황준서도 힘을 냈다. 5회초 올라와 문보경을 중견수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이어 문성주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구본혁의 희생번트로 두 번째 아웃카운트를 올렸다. 이어 이주헌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좌익수 문현빈의 보살 덕을 보며 실점없이 이닝을 마칠 수 있었다.

황준서가 5회초까지 흐름을 넘겨주지 않은 가운데 한화 타자들은 5회 5점을 냈다. 중간에 비가 거세지면서 104분간 우천 중단이 됐고, 어깨가 식은 이지강을 공략하는데 성공했다.

결국 한화는 10대5로 승리했고, 4연승과 함께 단독 1위로 올라섰다. 33일 만에 찾은 1위 자리다.



승리투수는 황준서가 됐다. 지난해 5월29일 롯데전에서 6이닝 무실점 피칭으로 거둔 승리 이후 382일 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2024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전체 1순위)로 한화에 부름을 받은 황준서는 데뷔전이었던 지난해 3월31일 KT전에서 5이닝 1실점을 기록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고졸 신인 선수가 데뷔전에서 선발 등판해 승리 투수가 된 건 KBO리그 역대 10번째다. 한화에서는 2006년 류현진 이후 18년 만에 탄생한 기록이다.

많은 기대를 받으며 선발과 구원을 오간 황준서는 36경기에서 72이닝을 던지며 2승8패 1홀드 평균자책점 5.38로 첫 시즌을 마쳤다.

1년 차에 꾸준하게 경험을 쌓았지만, 2년 차 시작은 순탄치 않았다. 스프링캠프가 합류가 불발된 가운데 벌크업이라는 과제를 안고 시즌을 준비했다. 긴 시즌을 버틸 체력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많은 전문가는 체중 '감량'보다 '증량'이 훨씬 힘들다고 말한다. 류현진이 직접 나서 '황준서 증량 프로젝트'를 하는 등 차근차근 시즌을 준비해나갔다.

개막 엔트리 합류도 불발됐던 황준서는 퓨처스리그에서 꾸준하게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며 기회를 기다렸고, 엄상백이 재정비에 들어가자 지난달 21일 처음으로 1군 등판을 했다. 첫 등판에서 NC를 상대로 3⅓이닝 2실점(1자책)을 기록했던 황준서는 5월27일 LG전(5이닝 2실점), 1일 NC전(5⅔이닝 5실점) 7일 KIA전(5이닝 1실점 비자책)에 등판해 모두 5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선발투수로서 경쟁력을 뽐내기도 했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작년보다 직구 무브먼트가 좋아졌다. 144km 공도 147km 못지않게 볼끝에 힘이 생겼다"라며 "머리가 스마트하고 센스 있는 선수"라고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하기도 했다.

비록 선발승은 아니지만, 1위 싸움에서 값진 승리 투수가 됐다. 1순위 자격 증명과 함께 한화 마운드에 또 하나 활력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