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는 정녕 괴물인가. 동양인의 한계 같은 것도 적용되지 않는 걸까.
투수 복귀전을 치른 오타니의 기록이 미국 현지를 깜짝 놀라게 하고 있다. 17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 선발등판, 1이닝을 던졌다.
결과는 1이닝 2안타 1실점, 투구수 28개였다. 663일간의 공백이 있었던 만큼 제구는 다소 흔들렸고, 삼진도 잡지 못했다. 다저스 이적 이래 투수로는 첫 출전이다. 오타니는 LA 에인절스 소속이었던 2023년 8월 24일 신시내티 레즈전에 등판했다가 그해 9월 토미존 수술(팔꿈치 인대 접합 및 재건 수술)을 받은 이래 타자로만 뛰어왔다.
하지만 18일 MLB닷컴은 무엇보다 팔꿈치 부상 전보다 한층 더 빨라진 구속에 주목했다. 올해 31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1m93의 큰 키와 긴 팔다리를 휘둘러던지는 직구의 구위는 오히려 더 올라갔다는 것.
일반적으로 팔꿈치 부상에서 복귀한 투수는 초반 구속이 떨어지기 마련. 하지만 이날 오타니는 2023년보다 오히려 빨라진 직구를 뽐냈다.
초구부터 97.6마일(약 157㎞)을 꽂았고, 최고 구속은 루이스 아라에즈에겐 던진 100.2마일(약 161㎞) 직구였다. 오타니로선 2023년 8월 4일 시애틀 매리너스전 이후 682일만의 100마일 경험이었다.
마이너리그 리햅(회복) 경기조차 치르지 않은 복귀였는데, 오타니답게 강렬한 투구였다. 매체는 "오타니는 본인조차 생각지 못한 100마일 직구를 던졌다.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도, 루이스 아라에즈도 오타니의 직구에는 속수무책이었다"며 감탄했다.
싱커의 구속은 98.8마일(약 159㎞)에 달했지만 제구는 좋지 않았다. 직구, 우타자 바깥쪽으로 휘는 스위퍼, 몸쪽으로 휘는 싱커는 투수 오타니의 '3신기'다.
다만 MLB닷컴은 "싱커의 움직임은 좋지 않았다. 대신 스위퍼는 기가 막혔다"고 평했다. 스위퍼의 구속은 평균 86.6마일(약 137㎞), 수평 변화는 12인치(약 30㎝)에 달했다.
이는 곧 오타니가 마운드에 좀더 적응하고, '정상 컨디션'으로 공을 던질 경우 타자들의 헛스윙이 급격히 늘어날 수 있다는 뜻. 2년만의 등판에도 오타니의 공끝은 살아있었다.
다만 토미존 수술을 마친 투수는 일반적으로 1~2년간 구속 유지에도 문제가 생긴다. 오타니가 앞으로 선발로 던질 때 전처럼 구속을 6~7이닝 유지할 수 있느냐도 관건이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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