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감히 우리 오타니에게 사구를 던져?'
데이브 로버츠 LA다저스 감독이 오랜 만에 '열혈남아' 모드로 돌변했다. 팀의 간판타자이자 전날 올해 처음 투수 복귀전을 치른 오타니 쇼헤이가 상대 투수의 공에 맞자 '인내심의 끈'이 뚝 소리를 내며 끊어져버렸기 때문이다. 그라운드로 뛰쳐나와 심판진을 향해 격렬하게 항의하며 소리를 쳤다.
선수를 보호하기 위한 로버츠 감독의 강력한 어필이었다. 그러나 결국은 '시즌 1호' 퇴장을 당하고 말았다.
로버츠 감독은 18일 오전(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홈경기 때 빈볼 상황에 대해 어필하다가 퇴장을 당했다.
다저스가 2-3으로 역전당한 3회말 공격 때였다. 1사 후 오타니가 타석에 들어섰다. 샌디에이고 우완 선발 랜디 바스케즈는 초구 볼에 이어 2구째 93.8마일(약 151㎞)짜리 패스트볼을 던졌는데, 하필 오타니의 오른쪽 허벅지에 맞았다. 오타니는 맞는 순간 비명을 내질렀다. 강한 충격이 몰려온 듯 했다.
정황상 고의성이 짙은 빈볼로 추측할 수 있다. 이미 다저스와 샌디에이고는 전날부터 상당한 신경전을 펼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전날부터 이어진 갈등의 서사를 되짚어 봐야만 왜 오타니가 빈볼에 맞았는 지 이해할 수 있다.
전날 경기에서 다저스는 1-2로 뒤지던 4회말 대거 5점을 뽑으며 역전에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빈볼로 의심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4회말 1사 2, 3루 때 맥스 먼시에게 역전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한 샌디에이고 선발 딜런 시즈가 후속 타자 앤디 파헤스의 팔꿈치를 맞혔다.
파헤스는 이 사구가 고의적이었다고 여겼다. 한동안 시즈를 노려봤다. 시즈 역시 두 팔을 벌리며 '실투였다'고 신경질적인 대응을 했다. 이때 마이크 쉴트 샌디에이고 감독까지 나서 파헤스에게 욕설 섞인 고함을 쳤다. 벤치 클리어링이 나올 뻔했지만, 파헤스가 1루로 나가면서 일단 상황이 정리됐다.
그러나 양팀 사이에 앙금은 남아있었다. 결국 샌디에이고는 17일 경기에서 3대6으로 역전패했다.
18일 경기 때 감정의 불씨가 다시 타올랐다. 3회초 무사 2루 때 타석에 나온 샌디에이고 타자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에게 다저스 두 번째 투수 루 트리비노가 사구를 던졌다. 초구 파울 이후 2구째 싱커(95.4마일)가 타티스 주니어의 등에 맞았다. 타티스 주니어는 일단 참았다. 잠시 돌아서서 통증과 화를 가라앉힌 뒤 1루에 나갔다. 결국 샌디에이고는 3회초 2득점하며 3-2로 재역전에 성공했다.
이어진 3회말 다저스 공격. 샌디에이고 바스케즈가 던진 공이 오타니의 허벅지에 맞았다. 정황상 타티스 주니어의 사구에 대한 복수의 성격을 띄고 있다는 의심을 받을 만 하다. 실제로 메이저리그 중계화면도 이 순간 수비 중이던 타티스 주니어를 비췄다. 오타니가 괜히 공에 맞은 게 아니라는 걸 의미한다.
그러자 로버츠 감독이 분통을 터트렸다. 일단 주심은 양팀 벤치 모두에 경고를 줬다. 하지만 로버츠 감독의 항의는 멈추지 않았다. 결국 마빈 허드슨 주심은 로버츠 감독에게 퇴장을 명령했다. 로버츠 감독의 시즌 1호 퇴장이다.
감독이 빠진 상황에서 LA다저스는 재역전에 성공했다. 6회말 윌 스미스의 솔로홈런과 파헤스의 1타점 적시타, 토미 에드먼의 2타점 적시 2루타 등을 묶어 대거 5점을 뽑아내며 8회까지 8-6으로 리드하고 있다. 이대로 승리하면 다저스는 4연승을 기록하게 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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