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어떤 포지션이든 뛰겠다."
이런 태세 전환이 있나.
이제는 보스턴 레드삭스가 아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맨이 된 라파엘 데버스가 전 소속팀 보스턴을 난감하게 만드는 한 방으로 충격의 트레이드에 응수했다.
보스턴과 샌프란시스코는 16일(이하 한국시각) 전격 트레이드를 선언했다. 보스턴의 프랜차이즈 스타 데버스가 샌프란시스코로 가고, 보스턴은 선발 조던 힉스를 포함해 4명의 선수를 받는 조건이었다.
상식 밖의 결정이었다. 데버스는 데뷔를 보스턴에서 해, 보스턴이 간판 스타로 작정하고 키운 선수. 2023 시즌을 앞두고는 11년 3억3100만달러(약 4500억원)라는 초대형 계약을 선물하며 팀의 현재이자 미래임을 만천하에 알렸다.
하지만 올시즌 포지션 문제로 이상 기류가 발생했다. 보스턴이 데버스의 자리인 3루에 FA 선수 알렉스 브레그먼을 영입한 것. 데버스의 수비력을 문제 삼은 것이다. 데버스는 저항하다 지명타자 포지션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주전 1루수의 트리스턴 카사스의 부상이 생겼고, 구단주까지 나서 1루수로 뛰어달라고 요청했지만 데버스가 이를 묵살했다. 이에 열받은 보스턴이 초강력 트레이드 카드로 자신들의 강경한 의지를 드러냈다는 게 현지 분석이다.
어찌됐든 이정후의 소속팀 샌프란시스코는 가만히 있다 '봉'을 잡은 격이 됐다. 데버스는 18일 샌프란시스코의 홈구장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의 경기 전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팀이 필요로 하고 원한다면 뭐든지 하겠다. 어떤 포지션이든 팀이 원하면 기꺼이 뛸 것"이라고 당당하게 밝혔다.
1루수로도 뛸 수 있다는 의미. 샌프란시스코는 공수겸장 3루수 맷 채프먼이 부상이라 당장은 3루수로 뛸 수 있지만, 채프먼이 돌아오면 결국 데버스가 지명타자 또는 1루수로 들어가야 한다. 거기에 전혀 거부 의사를 밝히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샌프란시스코 밥 멜빈 감독도 향후 데버스를 지명타자, 1루수로 주로 활용할 것임을 알렸다.
보스턴 입장에서는 뒷목을 잡을 일. 하지만 이미 트레이드는 끝났다. 샌프란시스코만 좋은 일이 됐다. 데버스는 이날 샌프란시스코 데뷔전에 3번-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2루타 포함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신고식을 제대로 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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