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솔직히 납득이 안 갔다. 오해를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든 거다."
올해 이상하게 감정 다툼이 많은 팀, 그래서 더 조심스럽지만 단호한 쓴소리였다.
말 그대로 진심이 담긴 속내였다. 2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만난 박진만 삼성 감독은 1대3으로 패한 전날 상황을 돌아보며 불편했던 부분을 가감 없이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먼저 경기 중 포수 강민호와 1루심 차정구 심판 간 충돌에 대해서는 "두 사람이 경기 전에 만나서 잘 풀었다고 알고 있다"면서도 "강민호가 어제 체크스윙이 인정되지 않는 부분에 대해 계속 예민해진 상태였고, 결과론적이지만 거기서 홈런이 나오지 않았나. 선수와 심판 간 신뢰가 회복되고 좋은 분위기로 바뀌려면 물론 지금도 집중하고 있겠지만, 심판들이 체크스윙 부분에 더 신경 쓸 필요가 있다"고 일침을 날렸다.
삼성이 1-2로 뒤진 8회말, 롯데 정훈은 0B1S에서 김재윤의 2구째 몸쪽 높은 146㎞ 직구에 움찔했다. 강민호는 차정구 1루심에게 체크스윙을 문의했지만, 노스윙 판정. 풀카운트로 끌고간 정훈은 145㎞ 몸쪽 직구를 당겨 쐐기 솔로홈런을 날렸다. 강민호는 김민성을 삼진으로 잡은 뒤, 다음타자 한태양이 타석에 들어오기 전 차정구 1루심과 감정 대립을 벌였고, 팀 동료와 심판진의 만류에도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이영재 주심을 비롯한 심판진에 거듭 항의를 쏟아냈다.
박진만 감독은 장마철인 만큼 홈팀인 롯데의 그라운드 정비 부분에 대해서도 아쉬운 부분을 지적했다.
6회초 알렉 감보아가 마운드에 오르고, 선수단이 그라운드에 나와 경기 준비를 마친 상황에서 감보아가 '마운드를 정리해달라'는 입장을 전했다. 결국 주심의 허락 하에 구장관리팀이 다시 마운드를 재정비하는 시간이 있었다.
공교롭게도 홈팀 롯데가 2점 앞선 상황에서 언제 폭우가 쏟아질지 모르는 날씨, 삼성은 1분1초가 애가 탈 수밖에 없었다. 박진만 감독은 "오해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든 것"이라고 강조했다.
"클리닝타임이 왜 있나. 그라운드 작업을 하라고 있는 시간인데 (클리닝타임이 끝나고)선수들이 다 나가서 경기 준비중인데, 거기서 다시 들여보내고 그라운드 작업을 한다는 게, 대체 클리닝타임 때는 뭘 했냐는 거다. 더 신경써야 한다. 상대 팀이 봤을 때 오해하지 않을 경기운영을 해야한다."
앞서 삼성과 롯데는 올시즌 2번이나 벤치클리어링을 겪은 바 있다.
5월 17일에는 삼성 양창섭이 롯데 전민재에게 3점 홈런을 허용한 직후 윤동희의 머리쪽에 위협구를 던졌다. 분노한 김태형 롯데 감독이 직접 뛰쳐나갔고, 그 방향은 투수가 아닌 상대 더그아웃이었다. 박진만 감독이 직접 고의가 아님을 설명하고, 퇴장당하지 않은 양창섭을 교체하면서 일단락됐다.
5월 29일에는 몸에 맞는 볼을 던진 최원태와 전준우의 감정대립에서 시작됐다. 몸에 볼을 맞은 전준우가 '2번째'라고 강조하는 손짓을 하자 최원태가 '고의도 아닌데 어쩌라는 거냐'라고 반발하면서 벤치클리어링으로 이어졌다.
두차례 벤치클리어링 당시 삼성 팬덤 일각에서는 선수들이 말려야 할 만큼 최선봉에 섰던 김태형 감독에 비해 박진만 감독의 대처가 너무 소극적이었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이번에는 다르다.
김태형 감독은 전날 상황에 대해 특별한 코멘트를 하지 않았다. 5회말 박병호의 3루 아웃 상황은 심판진이 잘 설명해줬고, 강민호와 1루심의 대립은 자신이 할 이야기가 아니라고 했다.
하지만 박진만 감독은 또 다른 상황에 대해 아쉬움을 표한 것. 나서야할 때는 피하지 않는다. 국민유격수의 무게감 있는 일침이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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