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정재근 기자] 오해에서 비롯된 신경전과 벤치클리어링이 있었지만 뒤끝은 없었다. 오히려 폰세는 자신을 이긴 상대 선수를 향해 존경심을 표했다.
한화 이글스의 에이스 코디 폰세가 KBO리그에서 가장 먼저 10승 고지를 밟았다.?22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한 폰세는 5⅔이닝 동안 96개의 공을 던지며 탈삼진 12개를 기록했다. 2안타 4사구 1개, 2실점(비자책)의 완벽한 투구로 팀의 10대 4 승리를 이끌었다.
폰세가 키움 타선을 압도하는 동안, 타선도 상대 선발 알칸타라를 무너뜨리며 5회까지 대거 9득점을 뽑아냈다.
최근 2경기 연속 무승으로 아쉬움을 남겼던 폰세는 개막 이후 단 한 번의 패배 없이 10연승을 달성했다. KBO리그 역대 7번째 기록이자, 한화 소속 선수로는 최초다. KBO리그 최장 개막 연승 기록은 2003년 정민태(현대), 2017년 헥터 노에시(KIA)의 14연승이다.
경기 중 위기도 있었다. 3회초 2사 1루에서 키움 임지열을 상대하던 중, 폰세가 투구 동작에 들어간 뒤 다소 긴 준비 시간을 가지자 문동균 주심이 타임을 선언했다. 피치 클락은 약 6초 정도 남은 상황이었지만, '준비가 됐으면 왜 던지지 않느냐'는 판단에서였다.
폰세가 다시 공을 받아 투구하려는 순간 주심이 또다시 타임을 불렀다. 이에 폰세가 주심을 향해 항의했다. 그때 임지열이 폰세를 향해 소리를 지르며 신경전이 벌어졌고, 양 팀 선수들이 더그아웃에서 모두 뛰쳐나오며 벤치클리어링으로 번졌다.
키움 구단은 "심판이 아직 플레이 콜을 하지 않은 상황에서 투구가 이뤄졌고, 이에 대해 임지열이 항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행히 큰 충돌 없이 상황은 정리됐다. 다시 투구를 이어간 폰세는 침착하게 임지열을 5구 만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날 폰세가 허용한 안타는 단 두 개뿐이었다. 2회 이주형, 6회 최주환이 각각 안타를 기록했다. 특히 최주환의 안타가 폰세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6회초 2사, 볼카운트 2B2S 상황에서 최주환이 몸쪽으로 떨어지는 143km 체인지업을 잘 참아냈다. 이어진 6구째 바깥쪽으로 빠지는 158km 직구를 최주환이 밀어쳐 안타를 만들어냈다.
폰세가 최주환의 선구안과 타격에 혀를 내두른 순간이다. 폰세는 1루에 나간 최주환을 향해 '어떻게 그걸 쳤냐'는 제스처와 미소로 감탄과 존경을 표현했다.
폰세의 투구 수가 96개에 달하자 한화 벤치는 폰세를 내리고 조동욱을 올렸다. 더그아웃에 들어온 폰세가 출입구 앞에 쪼그려앉아 최주환을 다시 불렀다. 폰세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폭풍 칭찬을 이어갔다.
리그 최고의 투수라는 자존심, 그리고 절대 못 맞힐 거라 생각한 공을 받아친 상대 타자에 대한 존경심. 폰세가 이날 또 하나의 의미 있는 장면을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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