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정말 쉽지 않은 결정이었어요."
김민혁(29·두산 베어스)은 지난 22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홈런을 날렸다. 시즌 첫 홈런.
0-10으로 지고있던 5회말 선두타자로 등장해 LG 선발 송승기의 2구 째 145㎞ 빠른 공을 받아쳐 비거리 129.1m 좌월 홈런을 날렸다. 지난해 3월 31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 이후 448일에 터진 홈런이었다
2015년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전체 16순위)로 두산에 지명된 김민혁은 입단 당시 거포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다. 잠실구장을 외야 상단을 직격하는 타구를 만들어내는 등 파워는 김재환 이후 역대급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1군에서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했다. 2022년 38경기에서 타율 2할8푼4리 5홈런을 기록한 게 커리어하이 시즌이었다.
올해 역시 1군과 2군을 오간 김민혁은 조성환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잡은 뒤 다시 기회를 받았다. 그러나 4경기 출전 뒤 다시 엔트리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당시 조 감독대행은 "올리는 타이밍이 좋지 않았다. 가장 큰 구장(잠실)에서 상대가 가장 좋은 선발을 낼 때 기회를 줬다. 조금 더 디테일하게 고민해서 올리려고 한다"고 이야기했다.
퓨처스리그에서 기회를 기다렸던 김민혁은 18일 1군에 올라왔다. 첫 홈런까지 날렸지만, 결국 5일 만에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조 대행은 24일 경기를 앞두고 "고민이 많았다. 김민혁 선수 나름대로 성공 체험을 했다. 엔트리 교체에 생각이 많았는데 김민혁 선수를 말소하면서 했던 메시지는 '큰 힘을 들이지 않아도 좋은 타구를 날릴 수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했다"라며 "컨텍 비율을 1군에서 따져볼 때 아주 낮은 편이다. 본인이 홈런 타구를 만들었을 때 온 힘을 다해서 만든 타구라기 보다는 나름대로 간결한 스윙으로도 얼마든지 좋은 타구를 만들 수 있다는 그런 이야기를 했다. 또 스트라이크존을 정립하고 간결하고 컨텍률을 높일 수 있는 훈련을 해달라고 말하면서 말소를 했다. 정말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고 이야기했다.
홈런은 나왔지만, 조금 더 정교한 스윙이 이뤄진다면 좋은 모습이 이어질 거라는 게 조 대행의 설명이었다. 조 대행은 "김민혁 선수가 당하는 패턴이 너무 비슷하다. 초구에 결정이 안 되면 카운트가 불리해지고, 그럴수록 그라운드 안으로 보낼 수 있는 확률이 너무 떨어진다"라며 "좋은 모습이 나왔을 때 어떻게 해서 그런 모습이 나왔는지를 명확하게 선수에게 설명을 했다. 그다음에 뭘 하면 1군에서 결과를 낼 수 있다는 걸 말했다. 지금까지 여러 각도로 계속 보완을 했지만, 1군에서 나름대로 그 한 번의 스윙이 본인에게 퓨처스에 내려가서 여러가지 작업을 겹치면 다음에 올라올 때 더 좋은 느낌으로 연결되지 않을까 싶어서 시간을 주는 걸 선택했다"고 밝혔다.
조 대행은 "김민혁 선수는 워낙 체구가 좋고, 파워가 있는 선수다. 본인이 있는 힘을 다해서 스윙을 하려는 생각이 많다. 그렇게 힘이 센 타자는 조금 더 간결하게 해도 남들이 100%로 스윙해야하는 타구가 70~80%만 해도 나온다"고 했다.
아쉬운 퓨처스행 발걸음이지만, 김민혁도 받아들였다. 조 대행은 "김민혁도 조금 더 성숙한 거 같다. 그런 홈런을 치고 내려가야 하는 게 아픔일 수 있는데 조금 더 간결하고 인플레이타구를 어떻게 하면 만들지 고민하겠다고 말했다"고 했다.
잠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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