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님이 아니었다면 내 선수 인생은 진작 끝났을 것이다."
지난 8일 프로탁구리그 최종전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리빙레전드' 서효원(38·한국마사회)은 자신의 선수 인생을 이렇게 돌아봤다.
경북 경주 출신인 서효원은 초등학교 2학년 때 처음 탁구 테이블 앞에 섰다. 2008년 마사회 탁구단에 합류한 뒤부터 한국을 넘어 세계적 선수로 성장했다. 수비 전형의 정수를 보여주는 '공격형 수비' 플레이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세계 최강 중국 선수들과의 명승부를 통해 '깎신'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지난해엔 스윙 교과서로 불리며 세계랭킹 2위까지 올랐던 천신통을 꺾으며 베테랑의 저력을 과시했다.
마냥 꽃길만 걸었던 건 아니었다. 고교 시절 척추 디스크 진단으로 선수 생명의 위기를 맞았고, 2008년엔 소속팀 해체로 갈 곳 없는 신세가 되기도 했다. 당시 세계랭킹 100위권 밖인 21세 신예였던 그의 손을 잡았던 게 마사회 탁구단을 이끄는 현정화 감독이었다. 서효원은 현 감독을 두고 "다시 뛸 용기를 주신 은인"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코트 안에서는 현 감독님이, 코트 밖에서는 늘 저를 향해 웃어주시던 부모님이 계셨기에 어려운 순간에도 무너지지 않고 여기까지 올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도자로 제2의 탁구 인생을 준비하고 있는 서효원은 "이제는 제가 받은 사랑을 돌려줄 차례"라고 의지를 다졌다. 현 감독은 "(서)효원이를 가장 오래, 가장 훌륭한 선수로 만든 원동력은 포기하지 않는 긍정의 힘이었다"며 "그가 가진 열정과 성실함은 후배 양성에 있어서도 가장 큰 자신이 될 것"이라며 기대를 나타냈다.
마사회 탁구단은 1996년 한국화장품 여자 탁구단을 인수해 창단했다. 이후 국내 실업탁구의 중추적 역할을 해왔다. 창단 초기부터 사령탑을 맡은 현 감독은 '선수 중심의 성실한 팀 문화 조성', '여성 스포츠의 저변 확대'를 목표로 팀을 다졌다. 그 결과 서효원을 비롯해 등 김복래, 박영숙, 최효주 등 다수의 국가대표를 배출했다. 장애인 탁구, 지역 유소년 탁구 지원 등 재능기부를 통해 국민들과 소통에 앞장서기도 했다.
서효원은 "함께 땀 흘린 동료들, 코치님들,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준 마사회, 그리고 팬분들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며 "긴 시간 잘 버텨온 나 자신도 칭찬하고 싶다. 앞으로도 탁구와 함께 나아가고 깊어지는 삶을 살아가겠다"고 다짐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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