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참고 뛸 필요 없어. 요즘 많이 뛰었다."
내야와 외야 사이, 애매하게 뜬 타구를 향해 달리는 선수들의 머릿속은 단순하다. 공만 보며 뛴다.
그래서 '콜 플레이'가 중요하다. 만원 관중의 함성을 뚫고 동료의 귀에 소리가 들릴 만큼 크게 질러야한다. 또 평소에도 낙구 지점이 어느 정도면 못 잡더라도 누가 맡는다거나, 겹칠 때의 우선권에 대해 수없이 반복 연습한다.
그래도 매번 같은 선수가 호흡을 맞출 수 없고, 그때그때 타구 속도나 수비 위치, 타구 판단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빗맞은 안타 하나가 타자와 투수 양쪽에 끼치는 영향은 무궁무진하다. 그래서 수비수도 전력으로 타구를 향해 뛰어든다.
그러다 충돌하면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호준 NC 다이노스 감독의 머릿속에 떠오른 것도 그런 상황이었다.
26일 창원 NC파크에서 만난 이호준 감독은 "박민우는 어제 경기 도중 허리 통증 때문에 오늘 라인업에서도 제외했다"고 밝혔다. 이어 "박민우는 허리 통증 아니라도 피로도가 거의 최고치다. 매년 6월이면 부상이 있었는데, 올해는 그렇진 않았으니까 하루는 쉬어가라고 했다"고 했다.
전날 NC는 두번의 콜플레이 실수가 나왔다.
2-2로 맞선 상황, 롯데 선두타자 레이예스의 타구가 유격수와 중견수 사이에 떴다. 중견수 천재환이 내려와 잡는게 자연스러운 위치였지만, 발빠른 유격수 김주원이 먼저 낙구지점에 도달했다. 하지만 김주원은 어어 하다가 이 타구를 놓쳤고, 이 실책으로 무사 2루가 됐다.
선발 라일리가 잘 틀어막았기 망정이지, 자칫하면 그대로 승리를 내줄 수 있었던 실수였다.
이호준 감독은 김주원의 실책에 대해 "중견수가 잡을 볼을 쫓아가서 실책을 했다. 원래 애매하면 외야수가 우선권이다. 분명히 콜을 했을 텐데 안 들렸을 수도 있고, 콜이 좀 늦었을 수도 있다. 그래서 (박)민우가 한소리 하더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7회에는 박민우에게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다. 2루수 박민우와 중견수 최정원이 서로 포구를 다투다 살짝 충돌하는 장면이 있었다.
이번에는 박건우가 나섰다. 박건우와 이야기를 나눈 박민우는 이내 손을 들어 최정원에게 미안함을 표했다. 하지만 박민우가 그 직후 허리 통증을 호소해 곧바로 교체됐고, 26일 라인업에서도 빠지게 된 것.
이호준 감독은 "집중하다보면 그럴 수 있고, 외야가 깊숙히 있다고 판단했다면 내야수가 따라갈 수 있다. 차라리 한쪽이 초반에 포기하면 괜찮다. 딱 부상이 많이 나오는 코스인데, 빨리 양보하는 연습도 많이 한다"고 강조했다.
이렇게까지 상세하게 콜 플레이를 강조한 이유가 뭘까. 이호준 감독의 머릿속에는 '손아섭 트라우마'가 남아있었다.
손아섭은 지난해 7월 수비 도중 콜플레이 실수로 박민우와 충돌, 왼쪽 무릎 후방 십자인대 파열로 시즌아웃된 바 있다. 주장이자 타선의 핵심, 88년생 베테랑인 데다
통산 최다안타 신기록을 세운지 얼마되지 않은 시점이라 더 충격이 컸다. 올해 타율 3할은 유지하고 있지만, 출전 빈도가 많이 줄어든 상황.
이호준 감독은 "작년에 아섭이 다치고 나서 수비코치가 그 부분에 신경을 많이 썼는데, 아무래도 경기 들어가면 콜이 잘 들리지 않기 마련이다. 결국 더 연습하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창원=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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