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어찌 이런 충격적인 일이.
시즌중 코치가 팀을 떠났다. 예능에 출연하기 위해서다. 그것도 한국 야구를 주름잡았던 '레전드' 출신의 지도자가 이런 선택을 했다고 하니, 더욱 놀라울 따름이다.
KT 위즈 이종범 코치가 갑자기 팀을 떠났다. KT 고위 관계자는 "이 코치가 오늘(27일) 엔트리에서 말소된다. 팀을 떠난다"고 밝혔다. KT는 롯데 자이언츠와의 원정 3연전을 치르기 위해 부산에 내려간 상황이다. 이 코치는 내려가지 않았다.
'바람의 아들'로 유명한 이 코치는 현역 시절 공-수-주를 모두 갖춘 역대 최고의 유격수로 이름을 날렸다. 은퇴 후에도 방송 해설위원과 지도자 생활을 이어왔다. 2023년에는 LG 트윈스의 우승 주역이 됐고, 작년에는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아들 이정후(샌프란시스코)를 케어하기 위해 미국에 있었다. 미국에 있을 때에도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 스프링캠프에서 연수를 하는 등 야구에 대한 끈을 놓지 않았다.
그리고 지난해 시즌 종료 후 전격적으로 KT에 입단하게 됐다. 광주일고 선배 이강철 감독의 부름에 응답한 것. 외야 수비, 주루, 타격 등 야수들 전반적인 분야에서 큰 힘이 돼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이 코치도 의욕에 불탔다.
하지만 전반기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팀이 절체절명의 순위 경쟁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떠났다. 이 코치는 최근 구단에 사퇴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이유는 야구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위해서다. 인기 야구 예능은 서로의 저작권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데, 원래 저작권을 가진 방송사가 아예 새로운 팀을 꾸려 방송을 제작하게 됐고, 새 감독을 찾는 과정에서 이 코치와 접촉했다.
야구단도 회사. 개인 의사에 따라 그만둘 수 있다. 또 새 일을 찾을 수 있다. 만약 이 코치가 감독을 찾는 다른 구단의 감독으로 영전했다면 KT도 박수를 치며 떠나보내줬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감독 일이라고 해도, 야구 예능 감독일을 한다며 팀을 떠나겠다고 하니 KT도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KT 관계자는 "우리는 삼고초려 했지만, 이 코치의 뜻이 워낙 강경했다. 그래도 일방적으로 통보를 하신 건 아니고, 구단과 끝까지 얘기를 나눈 끝에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됐다"며 "이강철 감독님과 논의 끝에 등록 말소와 계약 해지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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