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 21세 여대생 A씨는 지하철 탑승 후 점점 식은땀이 나더니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았다. 깊게 숨을 들이쉬려고 할수록 숨은 더 막혀 죽을 것 같다는 공포감을 느꼈다.
#. 33세 남성 직장인 B씨는 제주행 비행기에 탔다가 이륙 직후 호흡 곤란과 심한 불안감이 들었다. 손과 발은 굳어져 거의 움직일 수 없었고 가슴이 요동치더니 결국 잠시 동안 정신을 잃었다.
두 가지 사례는 공황장애로 인한 증상이다. 최근 개그맨 이경규(64)가 공황장애 약을 복용한 채 운전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질환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10년째 공황장애 약을 복용 중이라는 그는 감기약을 추가로 복용하고 운전대를 잡았다가 약물 양성 반응을 보였다.
공황장애는 심한 불안 발작과 함께 다양한 신체적 증상들이 갑작스럽게 나타난다.
대부분 복합적 원인으로 발생하며, 증상도 개인에 따라 매우 다양하다.
호흡곤란, 가슴 통증, 식은땀, 어지럼증 등 내과적 증상과 유사하게 나타나 진단이 쉽지 않다.
실제 많은 환자들이 내과, 가정의학과, 신경과, 응급실 등 여러 진료과를 거치다가 정신건강의학과를 찾게 된다.
또한 △갑작스럽게 겪는 죽을 것 같은 공포감 △가슴의 답답함 △손발 마비 느낌 △의식 소실 등의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젊은 공황장애 환자 증가세…20대 여성 112.5% 급증
공황장애 환자는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7년 13만 6989명이던 환자는 2024년 22만 65명으로 60.6% 증가했다.
지난해 환자들을 연령대별로 보면 40대가 25.4%로 가장 많았고 30대 20.4%, 50대 18.7%, 20대 15.0% 등의 순이었다.
특히 20·30대 여성 환자들의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
20대 여성 환자는 2017년 8358명에서 2024년 1만 7759명으로 약 112.5% 급증했다. 같은 기간 30대 여성과 40대 여성은 각각 66.3%, 61.2% 늘었다. 남성은 20대 64.3%, 30대 38.5%, 40대 42.9% 증가율을 보였다. 50대는 남성과 여성이 각각 56.5%, 51.5% 증가했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조아랑 교수는 "학업, 직장 생활, 경제적으로 불안한 환경에서 오는 극심한 스트레스가 공황장애 증가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공황장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검사율이 늘어난 것도 원인으로 보인다.
◇가족력 있으면 발병 위험 4~8배 높아…스트레스·트라우마 등도 원인
공황장애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정신적 스트레스가 많은 상황과 신체적 피로도가 높은 상태 등에서 공황발작이 일어날 수는 있지만 공황장애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할 수 없다.
최근엔 유전적 요인, 신경생물학적 요인, 심리적 요인 등이 서로 연결되어 공황증상을 일으키는 것으로 의료계는 보고 있다.
특히 가족력을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부모나 형제자매 중 공황장애 환자가 있을 경우 일반인보다 발병 확률이 최대 4~8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경생물학적 요인을 보면 공황장애 환자들은 뇌에서 '공포 반응'을 조절하는 편도체와 전전두엽(전두엽의 앞부분, 인지 기능 담당)의 기능에 이상이 있다는 연구가 있다.
또한 스트레스, 트라우마, 이혼, 가족 사망, 교통사고 등 심리적 상황도 공황장애의 유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약물치료·인지행동치료 병행이 효과적…운전·운동은 삼가야
공황장애는 넓게 보면 불안장애에 속하기 때문에 치료 원칙은 불안을 줄이는 것이다.
이와 함께 환자 스스로 공황발작 대처 능력을 키우고 유발 요인들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치료는 심리치료, 인지행동치료 등 비약물적 치료와 항불안제·항우울제 등 약물치료가 이뤄진다.
우선 인지행동치료는 환자의 협조가 높고 적극적이고 성실하게 치료에 참여하면 효과적인 방법이다. 약물치료에 거부적이거나 부작용이 심한 경우, 임신 등 약물 사용이 어려울 때 선택해 볼 수 있다.
약물치료는 기본적으로 불안을 줄이고 다양한 자율신경계 항진 증상을 조절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장기적으로도 내적 긴장, 불안을 줄이며 재발 방지에도 효과적이어서 일차적 치료로 주로 선택된다.
약물치료 시에는 운동 및 운전 등에 위험성이 있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졸림과 집중력 저하 가능성이 있어 운전과 기계 조작은 삼가야 한다.
조아랑 교수는 "약물 반응은 환자별로 개인차가 커 몇 시간 뒤부터 활동 가능한 객관적인 기준은 없다"면서 "주치의와 상의해 반응을 확인하고 활동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어 조 교수는 "약물치료와 인지행동치료를 함께 진행하는 것이 매우 효과적이라는 보고들이 많다"면서 "결국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의 면담과 약물치료로 공황증상을 조절해 가는 것이 일차적 치료법이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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