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두산 베어스 '잠실 거포' 김재환이 정말 필요한 순간에 '한 방'을 쳐줬다. 두산은 김재환 덕분에 레전드 유격수 김재호의 은퇴식을 축제 분위기로 성대하게 치렀다.
두산은 6일 잠실 KT 위즈전에 맞춰 김재호 공식 은퇴식을 열었다. 김재호는 두산 구단 역대 최고의 유격수다. 두산은 이날 김재호를 특별엔트리에 등록했다. 6번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 출전시키면서 은퇴 경기 예우를 확실하게 해줬다. 김재호는 1회초 2사 후에 신인 박준순과 교체됐다.
경기는 두산의 뜻대로 흐르지 않았다. 두산이 1회말 선취점을 뽑았지만 KT의 강력한 반격에 고전했다. 3회와 4회 연속 실점했다. 3점 차이로 벌어졌다. 두산이 따라가면 KT가 계속 도망갔다. 두산은 3점 차를 좁히지 못했다.
그렇게 8회에 접어들었다.
3-6으로 뒤진 8회말 무사 1, 2루에서 양의지가 적시타를 폭발하면서 희망의 불씨를 살렸다.
김재환에게 무사 1, 2루 기회가 왔다. 김재환은 이날 3타수 무안타였다. 최근 10경기 타율도 0.143에 불과했다. 마지막 홈런도 5월 28일(KT전)이었다.
김재환의 '이름값'에 한참 부족한 페이스였다. 김재환은 2016년부터 2021년까지 161홈런을 때렸다. 연평균 30홈런이 넘는다. 이를 바탕으로 4년 총액 115억원 초대형 FA 계약도 체결했다. 올해는 마침 계약 마지막 시즌이다.
김재환의 침묵이 마침 이 타석에서 깨졌다. 김재환은 KT 구원투수 주권을 상대했다. 1구 방망이를 헛돌렸다. 굴하지 않고 2구째 투심을 제대로 받아쳤다. 맞는 순간 오른쪽 담장으로 미사일처럼 날아갔다. 타구 스피드 176.6㎞. 딱 한번의 벼락 스윙으로 잠실벌을 뜨겁게 달궜다.
경기 후 김재환은 "일단 다른 것보다도 무조건 좋은 결과가 나와야 될 상황이라고 생각했다. 또 실투가 왔는데 오랜만에 홈런이 나왔다. 잘 쳤다기보다는 운이 좋게 홈런이 됐다"고 돌아봤다.
모처럼 나온 홈런이었다. 김재환은 "너무 잘 맞았는데 각도가 낮았다. 요즘 또 홈런이 워낙 안 나오고 있어서 자신감이 많이 떨어진 상태였다 확신은 못 했다"며 웃었다.
김재환은 김재호와 두산 전성기를 이끈 핵심 멤버다. 김재환은 "(김)재호 형 마지막 날인데 그런 경기에서 좋은 경기 할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다. 몇몇 선배님들 은퇴식을 봐 왔다. 재호 형이랑은 같이 했던 시간, 좋은 기억도 많고 슬픈 기억도 많다. 그런 감정들이 복합적으로 있었다. 그래서 감정적으로 살짝 컨트롤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그래도 좋은 기쁜 마음으로 보내주고 싶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잠실=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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