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2019년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류현진(한화 이글스)이 이룬 업적이 새삼 대단한 요즘이다. 일본인 에이스 야마모토 요시노부(LA 다저스)의 아시아 투수 역대 최초 사이영상 수상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다.
야마모토는 8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 아메리칸패밀리필드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밀워키 브루어스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⅔이닝 4피안타(1피홈런) 2볼넷 무탈삼진 5실점(3자책점)으로 무너졌다. 빅리그 데뷔 이래 최소 이닝 굴욕. 다저스는 1대9로 져 4연패에 빠졌다.
야마모토가 1회 5실점 하는 과정에서 유격수 무키 베츠의 치명적 실책이 있긴 했지만, 밀워키 타자들이 어렵지 않게 야마모토의 공을 공략했던 것도 사실이다. 2사 2, 3루에서 앤드류 본에게 좌중월 3점 홈런을 맞은 게 치명타였다. 야마모토는 홈런을 맞은 뒤에도 안타, 볼넷, 실책, 안타를 내주며 와르르 무너졌고 다저스 벤치가 결국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야마모토의 평균자책점은 2.51에서 2.77이 됐다. 내셔널리그 9위 기록. 야마모토가 지난 5월 평균자책점 1.80을 기록하며 1위를 달리던 때와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여전히 평균자책점 2점대면 리그 정상급 성적이긴 하나 사이영상을 노리기는 부족하다.
MLB.com은 지난 5월 메이저리그 전문가 37명을 대상으로 올 시즌 처음 사이영상 모의투표를 실시했다. 야마모토는 당시 1위표 22장을 얻어 내셔널리그 1위에 올랐다.
MLB.com은 당시 '야마모토는 지난해 기복 있고, 부상으로 고생한 루키 시즌을 보냈다면 올해는 현재까지 판도를 바꿀 에이스로 자리를 잡았다. 야마모토는 시즌 평균자책점 1.80으로 내셔널리그 1위에 올라 있다. WHIP(이닝당 출루 허용수) 0.98, 피안타율 0.188로 두 부문 역시 5위 안에 들었다. 올해 그가 성공한 가장 큰 요인은 거의 칠 수 없는 스플리터에 있다. 야마모토가 올해 던진 스플리터의 헛스윙률은 45%고, 피안타율은 0.086에 불과하다'고 호평했다.
하지만 야마모토는 MLB.com이 지난달 발표한 2번째 사이영상 모의투표에서 내셔널리그 3위까지 밀려났다. 1위는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괴물 영건 폴 스킨스, 1위표 32장을 받았다. 투표인단 40명이 사실상 몰표를 준 것. 2위는 필라델피아 필리스 잭 휠러였다.
MLB.com은 '야마모토는 첫 투표에서 1위표 22장을 얻어 1위에 올랐다가 3위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순위 하락이 마운드 위에서 야마모토가 보여주는 퍼포먼스와 큰 관련은 없다. 그는 평균자책점 2.20, 9이닝당 삼진 10.51개, 피안타율 0.186을 기록하며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상위 10명 안에 들었다. 그의 스플리터는 최고의 무기 가운데 하나고, 헛스윙률 43.3%를 기록하는 동시에 피안타율 0.121을 기록했다'고 했다.
2번째 투표 이후 야마모토는 계속해서 내림세다. 최근 5경기에서 6이닝 이상 투구한 경기는 2경기밖에 불과하고, 경기마다 기복도 심한 편이다. 이대로면 사이영상과는 갈수록 더 멀어질 수밖에 없다.
2019년 류현진의 업적을 새삼 깨닫게 되는 요즘이다. 다저스 소속이었던 류현진은 그해 29경기에서 182⅔이닝을 던지면서 평균자책점 2.32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 부문에서 내셔널리그는 물론, 메이저리그 전체 1위에 올랐다. 아시아 투수 역대 최초의 업적이었다.
그랬던 류현진도 사이영상 투표에서는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총점 88점으로 내셔널리그 2위에 머물렀다. 그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의 주인공은 총점 207점을 받은 제이콥 디그롬(당시 뉴욕 메츠)이었다. 류현진은 디그롬의 만장일치 수상을 저지하는 1위표 1장을 뺏었다는 데 만족해야 했다.
역대 사이영상 투표에서 아시아 투수들이 정상을 차지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 2019년 류현진이 내셔널리그 2위, 2013년 텍사스 레인저스 소속이던 일본인 투수 다르빗슈 유가 아메리칸리그 2위에 오른 게 가장 좋은 성적이다. 총점을 기준으로 하면 다르빗슈가 93점으로 역대 아시아 투수 1위다.
야마모토는 2023년 12월 다저스와 12년 총액 3억2500만 달러(약 4449억원) 대형 계약에 성공해 주목을 받았다. 아시아는 물론이고 메이저리그 투수 FA 역대 최고액과 최장 기간 기록을 갈아치운 계약이었다. 엄청난 대접을 받고 꿈의 무대를 밟았는데, 아직까지는 류현진과 다르빗슈만큼 꾸준히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진 못하고 있다.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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