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어쩌면 김도영이 이탈했을 때보다 더 큰 충격일지도 모르겠다. KIA 타이거즈가 4번타자 최형우의 몸 상태에 주목하고 있다.
최형우는 8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 출전했다가 3회초 주루플레이 과정에서 햄스트링 통증을 호소했다. 달리는 과정에서 선수 본인이 불편한 증상을 느끼자마자 속도를 줄였고, 자진해서 벤치에 교체 신호를 보냈다. 부상 정도가 아주 심각해 보이진 않지만, 햄스트링에 이상 증세가 나타난 이상 무리하게 전반기 남은 경기에 출전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KIA 관계자는 최형우가 교체된 직후 "주루 과정에서 오른쪽 햄스트링 부위에 타이트한 느낌을 느꼈다고 한다. 그래서 급하게 속도를 줄였다. 일단 아이싱 치료를 하고, 선수 상태에 따라 추후 병원 검진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IA는 올해 햄스트링 부상이라면 치가 떨린다. 지난해 MVP 김도영이 대표적인 사례. 김도영은 지난 3월 왼쪽 햄스트링을 먼저 다쳐 한 달 정도 이탈했고, 복귀 이후 한 달이 흐른 시점인 지난 5월 말 조금 급하게 도루를 시도하다가 오른쪽 햄스트링마저 탈이 났다. 오른쪽 햄스트링은 2도 손상으로 부상 정도가 심각해 8월 이후로 1군 복귀 스케줄을 짜는 상황이다.
공수에서 알토란 같은 역할을 해주던 외야수 박정우도 김도영과 비슷한 시기에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했다. 나성범과 김선빈은 부위는 다르지만, 종아리 근육에 이상이 생겼다.
최형우는 김도영, 나성범, 김선빈이 한꺼번에 빠지면서 잇몸만 남은 KIA의 정신적 지주였다. 83경기에서 타율 0.329(289타수 95안타), 14홈런, 55타점, OPS 0.996을 기록하며 묵묵히 팀 내 중심을 잡아줬다.
최형우는 오선우 김호령 김석환 김규성 등 그동안 기회가 적었던 1.5군 또는 2군급 선수들이 한 단계 성장하는 발판도 마련해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들이 주축 선수의 부상으로 갑작스럽게 찾아온 기회에 우왕좌왕할 때 본인의 경험을 비춰 "반드시 이 기회를 잡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렇게 KIA는 6월부터 리그에서 가장 무서운 팀이 됐다.
최형우는 팀 내 타율, 타점, OPS 1위, 홈런 2위 타자다. 그동안 많은 선수들이 성장해 선수층이 두꺼워졌다고 해도 최형우가 빠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최형우라는 존재감을 대신할 선수가 당장은 없는 게 사실이다.
김선빈과 나성범이 8일부터 퓨처스리그 경기에 나서며 실전 복귀 준비를 시작한 것은 긍정적인 소식. 그러나 경기 감각을 충분히 끌어올리고, 수비가 가능한 몸 상태까지 만들려면 후반기는 돼야 가능하다.
4위 KIA는 최형우의 부재 속에 한화에 8대14로 패하면서 2연패에 빠졌다. 3위 롯데 자이언츠와는 0.5경기차를 유지했지만, 5위 SSG 랜더스와 1.5경기차에 불과하다. 전반기 남은 2경기 결과에 따라 5위까지도 내려앉을 수 있는 상황. 전반기 끝까지 부상 악령에 시달리면서 막판 총력전에 비상이 걸린 KIA다.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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