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배우 임윤아가 영화 '엑시트'로 호흡을 맞췄던 이상근 감독과 다시 한 번 의기투합했다. 이들은 신작 '악마가 이사왔다'를 통해 6년 전 흥행 신화를 이어갈 전망이다.
영화 '악마가 이사왔다' 제작보고회가 9일 서울 용산구 이촌동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됐다. 현장에는 임윤아, 안보현, 성동일, 주현영과 이상근 감독이 참석했다.
8월 13일 개봉하는 '악마가 이사왔다'는 새벽마다 악마로 깨어나는 선지를 감시하는 기상천외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청년 백수 길구의 영혼 탈탈 털리는 이야기를 담은 악마 들린 코미디로, 이상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2019년 영화 '엑시트'로 942만 관객을 동원하며 여름 극장가를 뜨겁게 달군 이 감독이 신작 '악마가 이사왔다'로 돌아왔다. 그는 "'엑시트'로 관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게 돼 감사하다. 두 번째 작품으로 어떤 걸 보여드릴까 하다가, 전작에선 규모적으로 판을 한 번 크게 벌려봤으니까, 이번엔 규모가 작더라도 캐릭터와 인간에 대해 깊이 들여다보고 싶었다. '악마가 이사왔다'를 데뷔작으로 준비해 왔는데, '엑시트'가 데뷔작이 되면서 잠시 뒤로 밀리게 됐다. 그 한을 풀어주고 싶어서 처음부터 재정비했다"고 설명했다.
임윤아는 이 감독과 '엑시트'에 이어 '악마가 이사왔다'로 두 번째 작업을 함께 한 소감을 전했다. 그는 "'엑시트'를 함께 하면서 좋은 기억이 많았기 때문에, 이 팀과 또다시 작품을 함께 한다면 행복할 것 같았다. 감사하게도 감독님이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제안해 주셔서 흔쾌히 작업을 함께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장 분위기에 대해 "'엑시트' 때도 좋은 환경에서 좋은 스태프들과 함께 호흡을 맞췄는데, 이번에도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호흡으로 함께했다. '엑시트' 때보다 감독님의 코드를 더 빨리 이해해서, 감독님이 표현하시고 싶은 모습을 잘 표현해 보려고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연기와 비주얼적으로도 신경 쓴 부분을 언급했다. 극 중 중독성 악마 선지로 변신한 임윤아는 "외적으로 차별화를 극명하게 두고 싶었다. 낮에는 청순하고 소녀스러운 이미지라면, 악마 선지는 머리끝부터 발 끝까지 준비를 많이 했다. 보시다시피 '낮'선지는 생머리이지만, '밤'선지는 뽀글뽀글한 파마머리다. 강렬한 요소들을 다 넣었다. 메이크업부터 헤어, 의상에 힘을 주기 위해 네일아트, 렌즈도 착용했다. 또 목소리 톤이나 표정, 웃음소리까지 신경을 썼다"며 "사실 작품 속 모든 캐릭터 안에 이상근 감독님의 모습이 들어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감독님을 모티브로 해서 캐릭터를 잘 표현해 보고 싶었다"고 전했다.
성동일과는 남다른 부녀 케미를 선보일 예정이다. 임윤아는 "'응답하라' 시리즈 때부터 성동일 선배의 개딸 계보가 워낙 유명하지 않았나. 저도 그 안에 들어갈 수 있게 돼 기쁘고, 마치 자격증을 딴 것 같아 뿌듯하다"고 감격을 표했다.
이를 들은 성동일이 "'응답하라' 뿐만 아니라, 소녀시대에도 개딸들이 있다. 저희끼리 소녀시대 개딸 모임을 하자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하자, 임윤아는 "소녀시대에서 성동일 선배의 딸 역할을 맡았던 멤버들이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무해한 청년 백수 길구를 연기한 안보현은 "처음 대본을 봤을 때는 어떻게 연기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며 "특별히 모티브로 삼은 인물은 없었지만, 감독님과 대화를 나누면서 '아 이 캐릭터는 이상근 감독님이구나' 싶었다. 최대한 감독님의 디렉션을 따라가려고 했다"고 전했다.
특히 임윤아와는 설레는 '덩치 케미스트리'를 예고해 기대감을 높였다. 안보현은 "평소에도 운동을 해와서, 여기서 감독님이 더 요청하시진 않았다"며 "제가 임윤아보다 체구가 훨씬 크다 보니, 차이가 더 도드라져 보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성동일은 해탈한 악마 아빠를, 주현영은 기묘한 조카 아라로 분해 신스틸러로서 활약을 펼친다. 성동일은 "'엑시트'가 너무 잘 되어서 감독님이 부담을 정말 많이 갖고 계신다. 현장에서 보면 거의 미쳐서 찍듯이 최선을 다했다"고 노력을 치켜세웠다. 자신이 맡은 역할에 대해선 "저는 여기서 그냥 아버지이면서 하인 같은 캐릭터"라며 "작품 배경을 감독님의 동네로 설정했기 때문에, 눈에 익숙한 장면을 다 카메라에 담으셨더라. 감독님이 제 발바닥만 빼고 다 따셨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한컷 한컷 최선을 다해 촬영해서 작품이 잘 될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주현영은 "처음에 대본을 읽었을 때 선지 캐릭터가 너무 강렬하더라. 윤아 선배가 어떻게 에너지를 끌어서 연기를 해주실지 기대됐다. 또 아라는 선지를 케어해야 하는 임무가 있고, 선지를 감당해야 할 깡다구가 있어야 해서 제 안에 있는 활어 같은 모습들을 최대한 끄집어내려고 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임윤아는 '엑시트'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던 조정석과 올여름 극장가에 나란히 출격해 흥행 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임윤아는 '악마가 이사왔다'로, 조정석은 30일 개봉하는 '좀비딸'로 관객들을 찾는다. 이에 임윤아는 "조정석 선배와 6년 전 여름을 함께 했는데, 이번 여름에는 서로 다른 작품으로 나란히 인사드릴 수 있어서 의미가 남다르다. 많은 분들이 '좀비딸'에 이어 '악마가 이사왔다'를 보러 극장을 찾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