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젊은 선발투수에겐 6년만의 데뷔 첫승, 팀 입장에선 1위 추격에 박차를 가할 기회.
5-3으로 앞선 8회 승부처에 김태형 감독답지 않은 머뭇거림이 나왔다. 그 망설임은 패배와 직결됐다.
롯데는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전반기 마지막 시리즈 1차전에서 5대8로 역전패했다.
5회말 상대 선발 최민석을 상대로 장두성(내야안타)-한태양(2루타)-박찬형(3루타)-레이예스(홈런)가 잇따라 밀어붙이며 한꺼번에 4점을 따낸 집중력이 돋보였다. 깜짝 선발 홍민기가 최고 153㎞ 직구를 앞세워 5이닝 1실점으로 호투한 점도 인상적이었다.
두산이 오명진의 홈런 등으로 끈질긴 추격을 펼쳤지만, 롯데는 7회말 상대 실책으로 1점을 추가하며 5-3으로 리드, 승리를 눈앞에 뒀다.
다만 불펜이 흔들렸다. 정현수와 김강현이 1이닝을 채우지 못하면서 정철원까지 소모해 간신히 7회를 마쳤다.
때문에 8회를 앞두고 고민이 생겼다. 이틀전 1⅔이닝을 던진 정철원에게 또 멀티이닝을 맡기기엔 무리가 있었다.
평소 같으면 8회 최준용-9회 김원중으로 마무리했을 롯데다. 하지만 이날은 문제가 있었다. 김원중이 등판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롯데 관계자는 "김원중이 어깨 통증, 불편감이 있어 검진을 받았다. 다행히 이상은 없었지만, 오늘은 등판하지 않는 휴식조로 빠져있었다"고 설명했다.
결국 최준용을 투입하기 위해선 최소한 8회 2사 정도의 상황은 필요했다. 하지만 그 2아웃을 잡아줄 투수가 없었다. 올시즌 롯데의 톱3 질주가 얼마나 아슬아슬한지가 드러난 순간이었다.
8회 등판한 구승민은 두산 정수빈에게 볼넷, 뒤이어 나선 김진욱은 두산 케이브에게 우월 동점 투런포를 얻어맞았다. 경기의 흐름이 요동친 순간이자 홍민기의 데뷔 첫승이 지워지는 순간이기도 했다.
김진욱이 볼카운트 2B1S에서 4구째 케이브에게 홈런을 허용한 공은 123㎞ 커브. 몸쪽 낮은 코스에 꽉 차게 제구가 잘된 공이었다.
하지만 클린업트리오를 치는 좌타자, 특히 외국인 선수들은 바깥쪽 먼 스트라이크존보다 몸쪽 낮은 볼을 오히려 더 선호하는 경향도 있다. 장타 한방이 필요할 때 퍼올리는 스윙을 할줄 아는 선수들이기 때문. 앞서 레이예스의 홈런 또한 몸쪽 낮은 코스에 떨어지는, 스트라이크존을 살짝 벗어난 최민석의 132㎞ 스위퍼를 통타한 것이었다.
동점 이후 경기의 흐름은 급속도로 두산 쪽으로 기울었다. 롯데는 베테랑 김상수를 투입했지만, 두산은 김재환의 안타, 박준순의 2루타, 오명진의 고의4구로 만들어진 1사 만루에서 박계범이 2타점 적시타를 치며 승부를 뒤집었다. 케이브는 9회초 연타석 홈런까지 가동하며 쐐기를 박았고, 롯데는 리드를 되찾지 못하며 3위로 내려앉았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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