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인스턴트 커피를 자주 섭취하면 시력 손상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국제 학술지 '식품과학과 영양(Food Science & Nutrition)'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인스턴트 커피를 마시는 습관이 '건성 황반변성' 발병 위험을 최대 700%까지 높일 수 있다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중국 후베이성 스옌 의과대학 공동 연구진은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에 등록된 50만명 이상의 유전 및 건강 데이터를 분석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위해 섭취하는 커피 종류를 인스턴트, 원두 분쇄, 디카페인으로 구분하고 황반변성 진단 데이터를 비교했다.
그 결과, 황반변성에 취약한 특정 유전적 소인을 가진 사람들 중 인스턴트 커피를 즐겨 마시는 이들이 건성 황반변성에 걸릴 확률이 7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디카페인, 원두커피를 섭취하는 경우 유의미한 연관성은 발견되지 않았다.
황반변성은 망막의 중심부인 황반의 노화로 시력이 저하되는 질환으로, '건성'과 '습성'으로 나뉜다.
건성 황반변성은 망막 밑에 '드루젠'이라는 노폐물이 쌓여 시세포기능이 서서히 저하되는 경우다. 초기에는 시력이 좋지만, 노폐물이 심해지고 망막이 위축되는 말기 단계에서는 시력이 심각하게 손상될 수 있다.
습성 황반변성은 망막 밑 맥락막부위에 비정상 신생혈관이 발생한 경우를 말한다. 발생 초기부터 시력이 급격히 저하되는데, 신생혈관에서 발생한 출혈·부종이 망막구조를 빠르게 손상시키기 때문이다. 치료 시기가 늦으면 실명에 도달할 수 있는 매우 심각한 질환이다.
일반적으로 커피는 항산화 물질과 신경 보호 성분이 풍부해 건강에 유익한 음료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연구진은 "인스턴트 커피는 원두커피와는 제조 방식이 다르고, 화학 성분의 잔류 가능성, 가공 과정 등에서 차이가 존재할 수 있다"며 "이러한 차이가 황반변성 위험과 연관돼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다른 인종과 지역의 인구 집단을 대상으로 검증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력 보호를 위해 무조건 커피를 끊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미 유전적으로 황반변성 위험이 높은 사람이라면 인스턴트 커피 섭취를 줄이고, 원두커피 등 상대적으로 덜 가공된 형태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노년기 시력 건강을 지키기 위해 ▲항산화 식단 ▲적절한 운동 ▲금연 및 금주 ▲정기적인 안과 검사뿐만 아니라 이제는 '어떤 커피를 마시느냐'도 고려해야 할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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