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사령탑이 시즌 도중 작별을 고했다. 숙제가 한가득이다.
두산 베어스에 몸담은지 5년, 6월초 이승엽 전 감독의 사임으로 인해 예고없이 무거운 자리를 떠맡았다.
감독대행을 맡은지 38일차, 전반기 종료를 앞두고 있다. 1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만난 조성환 감독대행은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좀처럼 입을 떼지 못했다. 깊은 생각을 거친 뒤에야 차근차근 입밖으로 진심을 꺼내놓았다. 첫 마디는 "열심히 해줘서 고맙다"는 감사였다.
"양의지를 중심으로 김재환 정수빈 양석환, 외국인 선수 같지 않은 케이브까지, 고참 선수들이 위에서 끌어주는 가운데 젊은 선수들의 성장기가 된 전반기였다."
조성환 감독대행이 말하는 '두산다운 끈질긴 야구'를 펼치기 위해선 클래스를 갖춘 주축 선수들과 더불어 패기만만하고 파이팅 넘치는 젊은 선수들의 조화가 필수적이다. 그는 "없던 신구조화가 갑자기 생길순 없지만, 활력이 좀 보이는 것 같다"고 표현했다. 특히 김재호의 은퇴에 발맞춰 주전 유격수를 꿰찬 이유찬에 대해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는 선수로 성장했다. 선배들 때문에 두산 내야는 눈높이가 다른데, 그 갭을 정말 빠르게 줄였다"고 칭찬했다.
"젊은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다보면 가끔 울컥할 때가 있다. 아니 이 선수가 이렇게 좋은 플레이를 하다니 놀랄 때도 있고, 으?X으?X 하면서 경기를 뒤집고 승리하는 희열을 느끼는 모습을 볼 때도 있다. 지금의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다면, 우리 팀은 좀더 짜임새 있는 팀이 될 거라고 본다. 비록 지금 9위를 하고 있지만, 후반기에도 만만하게 보일 생각은 없다."
불펜 문제는 여전히 조성환 감독대행의 발목을 잡고 있다. 특히 마무리 김택연의 컨디션 관리는 그가 가장 고민하는 포인트다.
전반기 막판에는 에이스 잭로그-곽빈을 중심으로 콜어빈-최원준-최승용-최민석으로 이어지는 6선발 체제를 운영했다. 후반기에는 이들 중 외국인 투수와 곽빈을 제외한 한 명을 불펜으로 돌려 뒷문을 강화할 생각이다.
시즌전 예상에 비해 두 외국인 투수의 기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지금의 폰세(한화 이글스) 역할을 해주리라 기대했던 전직 메이저리거 콜어빈의 부진은 충격적이다. 16경기에 등판해 84⅔이닝을 소화하며 6승7패, 평균자책점 4.46에 불과하다. 롯데 자이언츠와의 전반기 마지막 3연전 불펜 등판도 불편감을 이유로 이뤄지지 않았다.
조성환 감독대행은 "선수를 원망하고 싶진 않다. 이닝이나 볼 개수를 조금더 가져가줬으면 하는 바람은 있다. (통증 등이)핑계는 아니라고 본다"면서 "불편함을 느낀다니 푹 쉬고, 후반기 선발로 잘 준비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불펜을 좀더 강화해서 필승조(이영하 박치국)나 김택연이 너무 잦은 등판을 하지 않도록 만들고 싶다. 그러면 후반기에는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무엇보다 희망을 봤다. 아쉬움도 남지만, 희망이 보인 한달 남짓의 시간이었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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