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청룡기 6회 우승에 빛나는 '야구 명문' 덕수고가 혈투 끝에 결승에 진출했다.
덕수고는 10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80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 대회 및 주말리그 왕중왕전(조선일보·스포츠조선·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공동 주최) 경기항공고와의 준결승전에서 난타전 끝에 10대9로 승리하며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덕수고는 핵심 투수 김화중이 8강전에서 왼손가락 부상을 당하면서 이날 경기에도 출전하지 못했고, 경기항공고는 '에이스' 양우진이 투구수 제한으로 등판하지 못하는 상태였다. 덕수고에게 유리한 경기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지만, 경기는 예상 외의 난타전으로 전개됐다.
경기항공고가 1회말 2사 후 안타와 3연속 볼넷으로 밀어내기 선취점을 뽑아 1-0 앞서나갔다. 덕수고는 2회초 곧바로 역전에 성공했다. 선두타자 오시후의 볼넷 출루 이후 상대 실책과 최수완의 우중간 3루타에 이어 이건후의 희생 번트까지 나오면서 순식간에 3-1로 스코어를 뒤집었다.
덕수고는 3회초에도 3연속 안타에 번트안타까지 나오면서 상대 내야진을 흔들며 5-1로 멀리 달아났다.
그러나 경기항공고도 만만치 않았다. 3회말 2점을 보태며 턱밑까지 추격해왔고, 덕수고가 4회초 연속 적시타로 다시 달아났지만, 4회말 경기항공고가 4점을 내면서 기어이 7-7 동점을 만들었다. 여기에 5회말 경기항공고가 8-7 역전까지 성공했다.
덕수고도 총력전을 펼쳤다. 6회초 2사 후 볼넷과 상대 폭투, 수비 실책까지 어수선한 상황이 펼쳐지며 다시 10-8 재역전. 덕수고는 이날 선발 이지승이 ⅔이닝만에 1실점하고 내려갔고, 김대승이 1⅔이닝, 김규민이 1⅓이닝을 던진데 이어 박현민, 정민성, 엄준상까지 총투입했다.
덕수고가 2점 앞선 상황에서 이후 양팀 공격은 잠잠해진듯 싶었으나 8회말 경기항공고가 또 1점을 내며 턱밑까지 추격에 나섰다. 2사 후 장현명이 우중간을 가르는 장타를 치며 분위기를 다시 불태웠다. 이어 덕수고의 중계 플레이 송구 실책이 겹치며 홈까지 파고들었다.
덕수고는 9회초 마지막 공격때 1사 1,2루 찬스에서 두 타자 연속 뜬공으로 물러나면서 추가 득점은 하지 못했다.
1점 차 상황에서 맞이한 9회말. 엄준상이 계속해서 마운드를 지켰다. 엄준상은 선두타자 최현성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하며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상대 번트 실패 후 선행주자를 잡아냈고, 삼진으로 또 한번 위기를 넘겼다. 그리고 2루 땅볼로 마지막 아웃카운트까지 책임졌다.
덕수고는 청룡기에서만 역대 6번 우승한 전통의 강팀이다. 가장 마지막 우승은 2016년. 이제 결승에서 부산고와 9년만의 청룡기 우승을 두고 운명의 대결을 펼친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