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솔직해야지. 처음에 1등을 하겠다 이런 시작은 아니었지."
한화 이글스는 지난해 시즌 도중 베테랑 김경문 감독을 전격 선임했다. 지난해는 김 감독이 팀을 알아가는 과정.
본격적 승부는 올해였다. 공교롭게도 새 홈구장에서, 새 유니폼을 입고 하는 도전이었다. 구단도 엄상백에게 78억원, 심우준에게 50억원을 쓰는 전폭 지원을 했다.
사실 1차 목표는 가을야구였다. 암흑기가 너무 길었다. 2018년 이후 포스트시즌 진출이 없었다. 한국시리즈에 나간 것도 마지막이 2006년인 팀. 일단 패배 의식을 지워내고, 차근차근 승리 DNA를 키우는게 중요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 대형 사고가 터졌다. 전반기 1위. 마지막 KIA 타이거즈와의 3연전을 싹쓸이하며 2위 LG 트윈스에 4.5경기차 앞선 1위가 됐다. 무려 33년 만에 전반기 1위를 차지했다. 2025 시즌 우승에 대한 기대감이 증폭되고 있다.
한화의 돌풍을 이끈 김 감독은 "일단 외국인 선발들을 구단에서 잘 뽑아주셨다. 팀이 안정될 수 있었다. 그런 가운데 탸격, 수비, 주루 선수들이 골고루 튀어나와줬다. 사실 뜻하지 않게 우리가 1등을 하고 있는 건 맞다. 그런데 여기까지 왓으니, 후반기에도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하려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뜻하지 않은 1위라. 무슨 의미일까. 김 감독은 "솔직해져야 한다. 우리가 1등을 하겠다 이런 시작은 아니었다"고 말하며 웃었다. 객관적 전력상 우승 후보로 평가받지 못했고, 김 감독 스스로 느끼기에도 우승 도전 전력은 아니라고 봤을 수 있다. 위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엄상백, 심우준이 왔다고 해도 십수년간 가을야구에 가지 못한 약팀 이미지가 강했다. 또 외국인 선수도 어떨지 예측 불가였다. 객관적 전력에서 상위권 후보팀들에 밀린다고 보는게 맞았다.
김 감독은 "시즌을 치르는데, 운도 따르더라. 연승을 길게 하며 선수단이 자신감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사실 한화는 시즌 초 15경기를 치를 때까지 꼴찌였다. '올해도 안되는구나' 얘기가 나올 때 즈음, 4월 파죽의 8연승을 하며 분위기를 완전히 바꿨다. 이후 5월 기적의 12연승을 한 번 더 하며 선두 싸움에 뛰어들었고, 처지지 않았다. 김 감독의 말대로 외국인 투수 폰세 '로또'가 대박이 터졌고, 와이스까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쳐주며 리그 최강 원투펀치로 연패를 당하지 않았다.
김 감독은 "감독 생활을 20년 넘게 했는데, 이런 기회가 자주 오지 않는다. 선수들이나 스태프 모두 다 알고 있다. 끝맺음을 잘 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후반기 필승 의지를 다졌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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