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다음에는 우타석에 서고 싶어요."
박영현(22·KT 위즈)은 KBO리그를 대표하는 마무리투수다. 2022년 신인드래프트 1차지명으로 KT에 입단한 그는 4년 간 55세이브 34홀드를 기록했다. 올해는 전반기에만 25세이브를 기록하며 2년 연속 20홀드와 함께 세이브 1위를 달리고 있다.
12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올스타전. 박영현은 9회초 2사에 마운드에 올랐다. 첫 타자 김태군에게 홈런을 맞았지만, 이도윤을 3루수 뜬공으로 처리하면서 투수로서 역할을 마쳤다.
투수로서 임무를 마쳤지만, 9회말 박영현이 다시 그라운드에 모습을 보였다. 9회말 선두타자 전민재(롯데)가 안타를 쳤고, 박영현이 타석에 섰다.
드림올스타는 2회초 투수 우규민이 흔들리면서 3루수 최정이 마운드에 오르는 깜짝 퍼포먼스를 했다. 지명타자 자리가 사라지면서 투수도 타자로 나서야 하는 상황이 됐다.
박영현은 타석에 섰고, '1위팀' 한화 이글스의 마무리투수 김서현을 상대했다. 초구로 149㎞ 직구를 지켜본 뒤 2구 째 커브에 방망이를 냈고, 헛스윙이 됐다. 3구째 체인지업이 볼이 된 가운데 4구째에 헛스윙을 하며 삼진으로 돌아서따. 152㎞가 찍힌 직구였다.
올스타전을 마친 뒤 박영현은 타석에 선 배경을 설명했다. 박영현은 "8회에 2아웃에 원래 (조)병현이 형이 나가는 거였다. 그런데 이강철 감독님이 벙현이 형에게 '잘 치냐'고 물어보니 '못 친다'고 하더라. 그래서 병현이 형이 먼저 나가고 내가 마무리투수로 나서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순서를 바꿔서 나가기에는 박영현의 타격폼은 다소 엉성했다. 박영현은 "감독님께서 좌타석 서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박영현은 원래 우투우타. 부상 방지를 위해서 좌타석에 서도록 했다.
박영현은 "(김)서현이 공이 워낙 좋아서 긴장을 하고 들어갔는데 살살 던지는 느낌이었다. 초구를 딱 봤는데 칠 수 있겠다 싶었다. 2구 째 너클볼이 날아왔다. 3구 째는 변화구가 와서 4구 째 빠른 공이 올 거라 생각해서 휘둘렀는데 안 맞더라"고 웃었다. 박영현은 "고등학교 3학년 때 한 번 정도 타석에 선 거 같다. 타격을 한 지 오래되기도 했다. 소질이 없다"고 이야기했다.
박영현은 "사실 감독님께서 스윙도 하지 말라고 하셨는데 너무 쳐보고 싶어서 돌렸다"라며 "좋은 추억이었다. 타석에 설 수 있는 기회가 몇 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인데 정말 재미있었다. 나중에는 우타석에 서서 한 번이라도 공을 쳐보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한편, 이날 박영현 외에도 KT에서는 깜짝 포지션 전환 선수가 한 명 더 있었다. 바로 포수 장성우. 장성우는 7회 대타로 선 뒤 좌익수로 나왔다. 장성우는 김호령의 큼지막한 타구를 담장 앞에서 넘어지면서 잡아내는 호수비를 보여주기도 했다. 박영현은 "나간 지 몰랐는데 끝나고 들어오는데 좌익수에 계시더라"고 웃었다.
장성우는 "(우)규민이 형이 3루수로 바뀌었을 때 나도 외야수로 나갈 수 있으니 준비하라는 말씀을 들었다"라며 "중학교 이후에 처음 외야 수비로 나가본 것 같은데 긴장도 됐다. 공까지 와서 더 떨렸던 것 같다. 어렵게 잡았는데 실제로도 놓치면 어떡하나 그 순간 많은 생각이 들었다. 팬 분들 앞에서 재밌는 상황들을 보여드릴 수 있어 나 또한 즐거웠다"고 소감을 전했다.
대전=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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