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준 감독의 '층간소음 스릴러'…실제 경험이 제작 단초돼
염혜란 연기 변신도 주목…"배우들, 연기 '흠뻑쇼' 보여줘"
(서울=연합뉴스) 정래원 기자 = "떨리는 눈, 올라가는 눈썹, 귀 옆에 흐르는 땀 한 방울. 디테일 하나로 긴장감을 살렸습니다."(강하늘)
배우 강하늘이 14일 서울 중구 앰베서더 풀만호텔에서 열린 넷플릭스 영화 '84제곱미터' 제작보고회에서 김태준 감독의 섬세한 연출에 혀를 내둘렀다.
강하늘은 작품 속에서 6일간 집 밖으로 나가지 않는 상황을 연기하며 "1단계부터 6단계까지 분장 등 표현의 '단계'를 정해두고 감독님과 맞춰 가며 찍었다"고 돌아봤다.
'84제곱미터'는 영혼까지 끌어모아 내 집 마련에 성공한 직장인 우성(강하늘 분)이 정체 모를 층간소음에 시달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스마트폰 해킹이라는 현실적 공포를 담은 영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2023)의 김태준 감독이 연출한 두 번째 생활 밀착 스릴러다.
'영끌족'과 층간소음, 코인 광풍 등 시의성 있고 공감을 자아내는 주제를 지극히 평범한 직장인 우성을 중심으로 생생하게 그려냈다.
강하늘은 "우성은 짠한 마음이 들 정도로 열심히 살아가는 청년"이라며 "주택 담보대출, 퇴직금, 보증금, 어머니 땅 등 영혼까지 끌어모아 아파트를 산 이후 층간소음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 쇠약해진다"고 소개했다.
김 감독은 "우리나라 국민의 80%가 층간소음을 겪을 수 있는 환경에 살고 있다"며 "이를 둘러싼 다양한 시선과 이면의 이야기들을 진하게 다뤄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이 전작 시나리오를 작업할 때 실제로 층간소음 피해를 겪은 것이 영화 제작의 시초가 됐다.
'84제곱미터'는 음향부터 접시, 의자 등 소품 하나까지 꼼꼼하게 신경 쓴 '디테일'이 관전 요소로 꼽힌다.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층간소음은 최대한 실제처럼 표현하면서도, 듣기에 불편하지 않도록 조절했다.
김 감독은 "그야말로 '소음'이라 듣기 싫은 소리여서 과하게 표현하면 몰입을 방해하지 않을까 하는 고민이 있었다"고 했다.
우성의 이웃 진호 역을 연기한 서현우는 "패셔너블한 근육질이 아니고 실전형 파이터의 몸이어야 한다는 감독님의 특별 주문이 있었다"고 떠올렸다.
넷플릭스 인기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에서 애순 엄마 역으로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린 염혜란의 연기 변신도 주목할 만하다.
염혜란은 지지고 볶으며 사는 평범한 이웃들과는 달리 돈과 권력을 모두 가진 펜트하우스 입주민 대표 은화 역을 맡았다. 은화의 집에는 최고급 브랜드인 '에르메스' 접시와 수천만 원이 넘는 가구들이 배치돼 뭐든 함부로 만지기 조심스러웠다고 한다.
김 감독은 "염혜란은 따뜻한, 혹은 뜨거운 인간의 감정을 전달하는 데 있어 최고의 경지에 이른 배우"라며 "은화는 정반대로 냉철하고 때론 비인간적일 수도 있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염혜란이 그동안 선보였던 캐릭터와 전혀 다른 인물을 어떻게 연기할까 하는 궁금증과 기대감에 캐스팅을 제안했다고 덧붙였다.
또 염혜란과 강하늘, 서현우 등 주연 배우들의 활약에 대해 "연기 '차력쇼'를 넘어 연기 '흠뻑쇼'"라고 표현하며 "관객들이 공감하며 즐겨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o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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