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지난 14일 방송된 MBN 개국 30주년 대국민 위로 프로젝트 '오은영 스테이' 4회에서는, 피겨 선수 출신 5년 차 무속인과 21년 차 목석 형사, 아버지를 갑작스레 떠나보낸 여객기 사고 유가족, 그리고 EXID 하니가 각자의 아픔을 마주하며 위로와 회복을 시도하는 과정이 그려졌다. 오은영 박사와 고소영, 유세윤은 이들의 마음을 조심스럽게 받아안으며 묵직한 울림을 전했다.
먼저 자신을 '굿걸'이라 소개한 5년 차 무속인은, "피겨 점프를 하다가 귀신이 보였고, 심할 땐 지붕 위에서 형상이 쳐다보는 것이 보였다"라며 무속의 길로 들어서게 된 계기를 고백했다. 무속인이란 직업을 원해서 택한 것이 아닌 만큼 사람들로부터 받은 편견과 상처가 컸고, "도망칠 수 있다면 도망치고 싶다"라고 말하며 결국 눈물을 글썽였다. 특히 '굿걸'은 남자친구의 부모님으로부터 "왜 내 자식 등골을 빼먹느냐"는 폭언을 들은 경험까지 털어놓아 모두를 숙연해지게 했다.
오은영 박사는 아픈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자신과 굿걸의 직업적 공통점을 헤아리며 "사람의 내면에는 자기 삶을 소중히 여기는 힘이 있더라"라며 "혼자서 감당하려 하기보다 그 내면의 힘을 함께 찾아가는 여정이라 생각하면 덜 외로울 것"이라는 따뜻하게 조언을 건넸다. 굿걸은 "그동안 혼자 책임지려 했던 것 같다"라며 "이제는 함께 걸어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라고 웃어 보였다.
'목석'이라는 이름표를 단 21년 차 형사는 오랜 형사 생활로 인해 감정이 무뎌졌고, 가족들과도 소통이 어려워졌다는 고민을 털어놨다. 목석은 "아이들은 아빠하고는 대화가 안 된다고 말하고 아내마저 그냥 아무 말도 하지 말고 떨어져 있으라고 한다"라며 단절된 일상에 "혼자라는 생각이 든다"라고 씁쓸해했다. 이에 오은영 박사는 감정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표현하는 연습이 필요하다는 현실적인 조언을 전하며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오은영 박사는 "눈 맞춤, 어깨 두드리기, 그리고 '사랑해'라는 말 한마디가 자녀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위로"라며 "여러분의 부모님은 아직 계시잖아요. 만질 수 있잖아요. 사랑한다고 많이 말하세요"라고 덧붙이며 눈물을 흘렸다. 오은영의 진심 어린 고백이 현장을 눈물로 물들였고, 목석 역시 "얘들아. 사랑한다"라고 처음으로 마음을 표현하며 따뜻한 미소를 보였다.
이후 오은영 박사는 여객기 참사로 아버지를 잃은 유가족 '땅콩과자'와 단둘이 마주 앉아 깊은 대화를 나눴다. '땅콩과자'는 "사연을 말하고 나서는 순간 되게 후련했지만, 다시 마음이 답답하고 복잡해졌다"라며 "더 잘할 걸, 더 표현하고 더 자주 같이 여행갈 걸"이라며 후회로 점철된 감정을 고백했다. 오은영 박사는 "소중하고 가까운 사람 떠나보내고 난 뒤 남는 사람의 공통적인 마음이다"라며 "이 과정에서 본인이 완전히 파괴되거나 무너지거나 피폐해지거나 뿌리째 뽑히면 안 된다. 거기까진 내려가지 않으면서 상처와 고통과 아픔을 겪어가야 한다"라고 다독였다. 오은영은 "일상으로 돌아온다고 해서 안 슬픈 게 아니다. 떠난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 그리워하는 마음을 가진 채 일상으로 돌아오는 것이 애도의 과정이다"라며 "행복하면 안되는 게 아니다. 아버지도 그걸 바라실 거다"라는 위로를 전했다.
고소영과 유세윤은 식사 시간, 목석과 함께 학부모로서 사춘기 자녀들과 가질 수 있는 갈등을 유쾌하게 풀어냈다. 고소영은 "사춘기 아이와 부딪히는 상황에서 무관심한 척이 오히려 도움이 된다"라며 "나는 '너 사춘기야? 엄마는 갱년기야!'라고 말한다. 갱년기가 이긴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고, 유세윤 역시 "잔소리 한 달만 하지 말아보자. 참았더니 아이가 먼저 다가오더라"라는 경험을 전해 목석의 공감을 끌어냈다.
마지막으로 하니는 '눈치'를 자신의 키워드로 꼽으며, 어린 시절부터 타인의 감정을 지나치게 감지하고 책임지려 했던 자신을 돌아봤다. 하니는 데뷔 전엔 엄마와 가까운 사람들의 눈치만 보면 됐지만, 연예인이 된 이후에는 너무 많은 시선을 의식하게 됐다며 "통제하고 싶던 삶을 조금씩 내려놓게 됐다"라는 진심을 꺼내놨다. 오은영은 "정작 꼭 캐치해야 하는 눈치는 놓치고, 결과에 대한 눈치만 본다"고 조언했고, "살다가 잘못하기도 한다. 잘못했으면 얼른 고개 숙이고 눈치를 보면 된다"라고 말했다.
하니는 "미움받을 용기를 내고 싶다"라며, 그동안 혼자 품고 있던 고민을 내려놓고 말하는 순간이 변화의 시작이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하니는 "이렇게 살기로 했는데 오은영 선생님도 그렇게 살라고 해주시니 힘이 됐다"라며 비로소 마음속에 남아있던 망설임을 놓게 됐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하니는 '그래도 괜찮아, 나는 빛날 테니까'라는 가사의 노래 '나는 반딧불'을 불렀고, 참가자들 모두 서로의 상처에 반딧불같은 따뜻한 빛을 비추며 위로를 나누는 시간으로 마무리됐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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