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진품 트로피는 바로 내 집무실에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안하무인 행동에 세계 축구계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우승 세리머니에 불쑥 난입해 우승팀인 첼시 선수들을 밀어내고 마치 자기가 주인공인양 행세하며 선수들을 당황하게 만든 건 예고편일 뿐이었다.트럼프 대통령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첼시 구단이 받아야 할 우승 트로피를 가져갔다. 정작 우승의 주인공인 첼시 구단은 복제품을 가져야만 하는 어이없는 사건이 벌어졌다. 더 황당한 건 트럼프 대통령이 방송 인터뷰에서 이런 사실을 마치 자랑거리처럼 이야기한 것이다.
영국 매체 더선은 16일(이하 한국시각)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첼시의 클럽월드컵 우승 세리머니에 난입한 뒤 우승 트로피 원본까지 챙겼다고 털어놨다. 이로 인해 우승팀 첼시는 결국 복제품을 받아야 했다'며 충격적인 사실을 전했다.
첼시 구단은 지난 14일 미국 뉴저지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파리 생제르맹(PSG)과의 2025년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결승에서 3대0으로 승리하면서 영광스러운 우승을 차지했다. PSG가 우세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트린 반전 결과였다. 첼시는 명실상부 세계 최강 클럽의 왕좌에 올랐다.
그런데 잠시 후 열린 우승 시상식에서 한 인물의 돌발행동이 첼시의 영광을 가렸다. 바로 트럼프 대통령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6년 미국에서 열릴 월드컵을 홍보하기 위해 이날 클럽 월드컵 결승전 현장을 방문해 경기를 관전했다. 이어 시상식 때 지아니 인판티노 FIFA 회장과 함께 메달과 상을 수여했다.
여기까지는 괜찮았다. 그러나 이후 진행된 첼시 선수단의 우승 세리머니 때 트럼프 대통령이 돌발 행동을 했다. 일반적으로 선수단이 아닌 외부 인사들은 아무리 VIP라고 해도 세리머니 때는 빠져주는 게 상식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첼시 주장인 리스 제임스에게 우승 트로피를 전달한 뒤 제임스 옆 선수단 중심에 서 있었다. 인판티노 회장이 함께 빠지자는 제스추어를 취했지만, 트럼프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결국 첼시 선수단은 트럼프 대통령이 끼어든 상태로 세리머니를 진행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렇게 큰 민폐를 끼친 것도 모자라 첼시 선수단이 가져가야 할 우승 트로피까지 가져가버렸다.
더 선은 '트로피 대통령이 클럽월드컵 트로피를 백악관의 집무실에 보관하고 있다고 밝혔다'면서 인판티노 회장이 진품 트로피를 트럼프 대통령의 집무실에 전달하고, 첼시 구단에는 복제품을 줬다고 보도했다.
인판티노 FIFA 회장은 지난 3월에 백악관을 방문해 클럽월드컵 우승트로피를 공개했다. 이때 대통령 집무실에 트로피를 놔두고 떠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DANZ과의 인터뷰에서 "언제 트로피를 가져갈 거냐고 물었더니 그들(FIFA)은 '가져가지 않는다. 그건 오벌 오피스에 영원히 남겨둘 수 있다. 우리는 새 트로피를 만들 것'이라고 답했다"면서 진짜 클럽월드컵 우승 트로피가 백악관에 남게 된 사연을 털어놨다.
결국 첼시는 새로 제작한 트로피를 받게 된 셈이다. 현재 백악관에 있는 트로피와 첼시가 받은 트로피가 정확히 일치하는 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똑같다고 해도 의미는 상당히 퇴색할 수 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의 자기중심적인 행동에 인판티노 FIFA 회장의 '아첨'이 곁들여지며 탄생한 해프닝이다. 첼시 선수단만 피해자가 됐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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