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메이저리그 후반기 최대 관심사는 역시 MVP 경쟁이 아닐까 한다.
양 리그 공히 치열한 접전이 이어질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AL은 뉴욕 양키스 애런 저지와 시애틀 매리너스 칼 롤리, NL은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와 시카고 컵스 피트 크로우-암스트롱이 1,2위 다툼을 벌이는 형국이다.
ESPN이 17일(이하 한국시각) '2025 MLB 어워즈 올스타브레이크에 즈음한 탐색: MVP, 사이영상, 기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주요 부문 경쟁 양상을 소개했다.
ESPN은 'AXE'라는 지수를 기준으로 부문별 순위를 매겼다. AXE는 WAR(Wins Above Replacemen)과 WPA(Win Probability Added), CPA(Championship Probability Added) 등과 같은 세이버메트릭스 상 주요 가치 지표를 조합해 산출한 지수다. 리그 평균이 100이며 높을수록 해당 선수의 가치가 높다는 걸 의미한다.
AL 1위는 AXE 162를 받은 저지다. 148을 받은 롤리에 '14' 차이로 앞섰다. 3위는 캔자스시티 로열스 바비 윗 주니어(138)다.
그러나 롤리의 상승세가 만만치 않다. 지난 5월 28일 순위에서는 저지가 157, 롤리가 137로 그 차이가 20이었다. 이후 6주간 레이스에서 롤리가 맹추격을 펼쳤다는 얘기가 된다.
롤리는 홈런(38개)과 타점(82개) 부문서 양 리그 통합 1위다. 그는 6월 5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전에서 시즌 24호 홈런을 터뜨리며 이 부문 선두로 올라선 뒤 저지와 오타니에 항상 앞서 달려왔다. 하지만 저지는 bWAR과 fWAR에서 압도적 1위를 달리며 유력 MVP로 지목되고 있다. bWAR은 저지가 7.1, 롤리가 4.8, fWAR은 저지가 7.4, 롤리가 6.2다.
저지는 타율(0.355), 안타(125), 출루율(0.462), 장타율(0.733), OPS(1.195)에서 전반기 내내 1위를 놓치지 않았다. 5월 22일까지 4할 타율을 유지했고, 홈런(35), 타점(81), 득점(85) 2위를 달리고 있다. 즉 롤리에 홈런과 타점서 뒤질 뿐, 전반적인 공격 가치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고 보면 된다.
ESPN은 'AXE 5월 순위를 매길 때 저지는 타율 0.395였지만, 이후 타율이 0.297로 떨어졌다. 그러나 그는 장타력으로 이를 상쇄했다. 5월 당시 162경기에서 54홈런을 칠 것이라는 예상은 지금 66홈런으로 높아졌다'며 '롤리가 역대 포수 최고의 활약을 이어가고 있어 저지의 활약에 식상한 기자들이 있다면 투표에 영향을 미칠 수 있겠지만, 저지가 슬럼프를 오래 겪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내다봤다. 결국 저지가 MVP가 될 것이라는 뜻이다.
흥미로운 건 NL MVP다.
AXE는 오타니가 144로 1위다. 그러나 시카고 컵스 중견수 피트 크로우-암스트롱이 143으로 불과 1차이다. 5월 28일 순위에서는 크로우-암스트롱이 138, 오타니가 136으로 1,2위였다. 즉 오타니가 이후 6주간 활약에서 전세를 뒤집었다는 뜻이 된다.
ESPN은 '크로우-암스트롱의 수비 메트릭스는 전체 1위다. 뿐만 아니라 그의 방망이 솜씨는 슈퍼스타급으로 강하게 떠오르고 있다. 지금과 같은 페이스라면 42홈런, 46도루를 달성할 수 있다'면서 '아이러니컬하게도 오타니와 크로우-암스트롱의 공격 수치가 접전이라면, 실점 방지 부문서는 매우 다른 양상이 나타날 수 있다. 크로우-암스트롱은 DRS(Defensive Runs Saved)가 15인 반면, 오타니는 투수로 9이닝을 던지는 동안 RAA(Runs Above Average) 3을 나타냈는데, 오타니가 피칭을 이어갈 수록 그 차이는 상당히 좁혀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즉 오타니가 수비 가치에서 크로우-암스트롱에 뒤지지만, 후반기에 본격적으로 투구이닝을 늘려간다면 압도적인 공격력과 함께 종합적인 AXE에서 1위를 지킬 것이라는 얘기다. OPS+가 오타니는 174, 크로우-암스트롱은 140으로 차이가 크다. 오타니는 득점(91), 홈런(32), 장타율(0.605), OPS(0.988), 루타(224)에서 NL 1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크로우-암스트롱의 공수 활약이 후반기에도 이어진다면 MVP 투표권을 지닌 BBWAA(전미야구기자협회)의 오타니에 쏠린 마음이 어느 정도 돌아설 수도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