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한국 축구 전설인 서정원 청두 룽청 감독이 구단 운영에 대해 불만을 공개적으로 표명했다.
서 감독은 17일 텐진 진먼전 원정 기자회견에서 "지금 와서 이런 말씀을 하시는 분들께 죄송하다"라고 운을 뗀 뒤, "지금 문제가 있다. 6개월 동안 참았지만, 감독으로서 더 이상 참을 수 없다. 그냥 보고만 있을 수 없다"라고 작심 비판을 쏟아냈다.
서 감독은 구단이 일방적으로 코치진을 해고했다고 주장했다. 서 감독은 "겨울 이후 구단은 (우리)코치진을 신뢰하지 않았다. 의료진과 통역관을 해고했다. 코치진 계약은 (시즌이 시작된)3월에 체결되어 내가 내릴 수 있는 결정은 거의 없었다"라고 말했다.
중국 축구계 관계자는 이 발언에 대해 "서 감독과 재계약하지 않기 위해 '팔 다리부터 자른다'라는 이야기가 있다. 영향력을 약화시키겠다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중국 매체는 청두 구단이 반년 넘게 서 감독과의 계약 및 자동 갱신 조건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구단 고위 임원진이 서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과 모든 선수가 참석한 팀 회의에서 서 감독의 리더십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했다고 한다. 올해 성적이 더 좋아지지 않는 것이 서 감독 때문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이로 인해 양측은 갈등을 빚었고, 회의는 원만하게 끝내지 못했다고 한다.
일부 매체는 구단과 코치진의 갈등으로 서 감독이 이번 여름 경질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서 감독은 또한 "후반기에 3개 대회(슈퍼리그, 자국컵,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 나서야 하지만, 구단은 (선수 영입과 임대에 대해)나에게 아무런 연락도 하지 않고 있다. 나는 (구단이 하는)그 일을 잘 알지 못한다. 이런 상황을 용납할 수 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 감독은 "구단이 코치진에 만족하지 못하면 가능한 한 빨리 알려주길 바란다. 우리가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최대한 빨리 나와 소통하길 바란다"라고 했다.
이어 "지금은 매우 어려운 시기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매우 안타깝다"라고 토로했다.
과거 부산아이파크에서 활약한 청두 에이스 호물로는 같은 기자회견에서 "진실을 말할 때다. 이제 경기장 안팎의 사람들 사이의 관계가 일부 끊어졌다고 생각한다. 구단은 지난 5년간 우리가 쌓아올린 것, 그 노고가 인정받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내가 입단했을 때 우리 팀은 2부리그에 있었다. 현재를 보라.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을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아니면 없애야 한다고 생각하나"라고 격분했다.
서 감독은 2020년 12월 2부에 있던 청두 사령탑을 맡아 곧바로 1부로 승격시킨 뒤 지난 2024시즌 구단 역대 최고 성적인 중국슈퍼리그 3위를 이끌며 아시아챔피언스리그 티켓을 선물했다. 올 시즌 16라운드 현재 순위도 3위다. 전반기에는 구단 역사상 최초로 슈퍼리그 선두를 밟기도 했다. 서정원이란 이름은 대도시인 청두에서 하나의 '신화'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서 감독은 최근 1~2년간 청두 구단 수뇌부의 잦은 변화 속 에이전트비 미지급 문제, 코치진 일방 해고 문제 등 크고 작은 문제에 시름 앓았다. 재계약 조항 발동과 같은 약속도 지켜지지 않았다. 청두에는 서 감독 외에도 하대성 김형일 등 한국인 코치가 활동 중이다. 이는 서 감독이 행동에 나선 이유로 알려졌다.
서 감독의 아내는 16일 개인 SNS에 구단을 정면 비판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나는 당신들이 서정원을 존중해주길 바란 적 없다. 하지만 지난 4년 반 동안 매 순간 팀을 위해 헌신하고 오로지 마음을 다한 사람에게, 조금의 이해와 선의조차 없는 것이 사람이 지켜야 할 최소한의 양심이 맞나? 손발을 자르고 입을 막아 결국 '내가 알아서 나가겠다, 목숨만은 살려달라'는 말을 하게 만들고 싶은 거냐? 몇 달 동안 사람의 정신과 영혼을 이렇게 조금씩 소진시킨 거냐? 그가 중국어를 못한다는 이유만으로 완전히 고립시키는 것이 정말 합리적인가?'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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