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어제도 7cm 정도 흙을 파고 계속 마운드를 다져봤는데, 물이 계속 올라와요."
후반기 시작 직후부터 연속 우천 취소 경기가 발생했다.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의 폭우에 야구장 그라운드도 몸살을 앓고 있다. 1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SSG 랜더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그라운드 사정으로 인해 취소됐다. 오후 3시50분경, 이 상태로는 경기 진행이 어렵고 선수들의 부상 우려가 있다는 판단에 순연이 선언됐다.
경기가 취소된 시점에는 해당 지역에 비가 그친 상태였다. 먹구름이 잔뜩 끼었지만, 전날부터 오전까지 줄기차게 내리던 강우는 일단 멎은 상황. 그런데 왜 정상적으로 경기를 진행하기 어려웠을까.
내야 곳곳에 형성된 물 웅덩이도 위험 요소였지만, 가장 심각한 피해를 입은 부분은 바로 마운드였다. 랜더스필드 마운드는 전전날부터 비에 대비해 방수포를 덮었다가, 비가 그친 후 정비를 반복해왔지만 이미 내린 비의 양이 너무나 많았다. 그로인해 마운드 안쪽 아주 깊숙한 부분에도 물이 고이는 현상이 발생했다.
17일과 18일 직접 현장에서 그라운드 상태를 점검한 김시진 KBO 경기감독관은 "어제도 구장관리팀에서 마운드의 흙을 7cm 정도 팠다. 그런데 그 밑에서 또 물이 위로 올라와 들어차고, 흙 덩어리가 지더라. 이게 단시간에 빨리 보수를 할 수가 없다. 오늘 상태도 마찬가지다. 마운드가 물을 흠뻑 먹어서 지금 윗 부분만 보수를 한다고 해서 될 게 아니다. 나도 투수 출신이지만, 마운드 흙이 이런 상태면 징이 박힌 스파이크를 신어도 발이 흙에 고정이 되는게 아니라 앞으로 쭉 미끄러진다. 그러면 근육 부상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일단 비 예보가 19일에도 이어져있지만, 이튿날 경기에 대비해 마운드 흙을 완전히 퍼낸 후 바닥부터 다시 물기를 제거하면서 재정비를 해나갈 예정이다. 김시진 감독관은 "이미 내린 비의 양이 상당해 이 상태로는 누구 하나 다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라운드 사정상 경기 순연이 불가피했다"고 이야기 했다.
양팀 감독들도 그라운드 상황을 보고 우천 순연 결정을 이해했다. 이숭용 SSG 감독은 "이틀 연속 취소가 되면서 선수들의 경기 감각이 걱정되기는 한다. 하지만 경기를 시작했다가 멈추게 되면 더 꼬이고 부상 위험이 생긴다. 차라리 시작하기 전에 취소된 게 더 나은 것 같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인천=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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