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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히터 2번 연출한 구장'인데 또 상처받은 벌랜더, ML 20년 커리어에 이렇게 궁합이 안맞을 수가...SF의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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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저스틴 벌랜더가 또 다시 시즌 첫 승에 실패했다.

벌랜더는 19일(이하 한국시각) 캐나다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후반기 개막전에 선발등판해 2⅔이닝 동안 9안타를 얻어맞고 4실점했다. 0대4로 패해 벌랜더가 패전의 멍에를 썼다.

지난 2월 1년 1500만달러에 FA 계약을 맺고 샌프란시스코 유니폼을 입은 벌랜더는 시즌 16번째 선발등판서도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시즌 성적은 8패, 평균자책점 4.99.

이날 패배는 남 탓으로 돌릴 수 없었다. 본인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시작부터 불안했다. 1회말 1사후 조지 스프링어에게 좌전안타,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에게 볼넷을 내주며 1,2루의 위기에 몰린 벌랜더는 보 비™ˆ을 3루수 병살타로 처리하며 어렵게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그러나 2회 위기는 넘지 못했다. 선두 애디슨 바거를 2루수 내야안타로 내보낸 벌랜더는 알레한드로 커크에게 좌전안타를 맞고 무사 1,2루에 몰렸다. 이어 조이 로퍼피도에게 우익선상 2루타를 허용해 첫 실점을 했다. 계속된 1사 2,3루에서 좌타자 윌 와그너에게 80.2마일 커브를 몸쪽으로 던지다 밋밋하게 떨어지는 실투가 되면서 우측으로 날카롭게 날아가는 2루타를 얻어맞아 2점을 더 내준 벌랜더는 좌타자 네이선 루크스와 8구까지 접전을 벌인 끝에 80.7마일 커브를 또다시 밋밋하게 던지다 우전적시타를 얻어맞아 다시 한 점을 허용했다. 0-4.

이어 스프링어에게 우중간 안타를 맞고 1사 1,3루에 몰린 벌랜더는 계속된 2사 만루서 바거를 2루수 뜬공으로 처리하고 겨우 이닝을 마쳤다.

3회에도 형편은 나아지지 않았다. 선두 커크의 내야안타, 로퍼피도의 우전안타로 맞은 무사 1,2루서 어니 클레멘트를 병살타로 잡았으나, 와그너를 볼넷으로 내보내며 결국 트리스탄 벡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벌랜더는 투구수 66개 가운데 볼이 25개였고, 4사구를 3개나 허용했다. 또한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이 18명 중 10명으로 높지 않은데다 실투가 많았다.

30개를 던진 직구 구속은 최고 97마일, 평균 95.4마일로 시즌 평균 93.9마일보다 1.5마일이나 빨랐지만, 효과는 없었다. 토론토 타자가 내민 36번의 스윙 중 헛스윙은 5번에 불과했다. 베테랑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는 완급조절과 경기운영능력이 형편없었다는 소리다.

토론토 선발 크리스 배싯이 6⅓이닝 동안 10안타를 맞고도 무실점을 막은 것과 매우 대조적이었다. 투수가 두 자리수 안타를 내주고도 무실점으로 막아낸 것은 2015년 6월 1일 시카고 화이트삭스 존 댕크스 이후 약 10년 만이다. 당시 댕크스는 휴스턴 애스트로스전에서 9이닝 10안타 무실점의 완봉승을 따내는 기염을 토했다.

동료들도 벌랜더의 어깨를 무겁게 했다. 샌프란시스코 타선은 1회초 선두 마이크 아스트렘스키와 엘리엇 라모스의 연속안타로 무사 1,2루 찬스를 잡았으나, 라파엘 데버스가 2루수 병살타를 치면서 찬물을 끼얹었고, 2회에는 1사후 이정후와 케이시 슈미트의 연속 안타 후 이번에는 도미닉 스미스가 2루수 병살타를 쳐 무기력했다.

벌랜더는 로저스센터에서 두 차례 노히터를 달성했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소속이던 2011년 5월 8일, 그리고 휴스턴에 몸담던 2019년 9월 2일 각각 9이닝 무실점의 노히터를 연출한 바 있다. 그러나 이날 토론토전은 세월의 버거움을 새삼 느낀 경기였다.

2005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3번의 사이영상과 1번의 MVP에 오르는 등 20년 동안 시대를 호령했던 벌랜더가 이처럼 고단한 시즌을 보낸 적은 없다. 샌프란시스코와는 '궁합'이 맞지 않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