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두 자릿수 승을 올렸지만 완투를 못한 건 본인 실수다. 투구수가 많았다는 걸 반성해야 한다."
니혼햄 파이터스의 신조 쓰요시 감독(53)이 에이스인 이토 히로미(28)를 두고 한 말이다. 승리를 축하하면서 살짝 아쉬움에 질책까지 담았다. 그런데 이토는 19일 라쿠텐 이글스와 원정경기에서 선발승을 거뒀다. 7이닝 2실점 호투로 5대2 승리를 이끌었다. 하이 퀄리티 스타트(선발 7이닝 2자책점)를 달성했으니 선발투수로서 소임을 다 한 셈이다. 그런데 대 놓고 기뻐할 수 없는 분위기다.
이토는 이날 승리로 올 시즌 퍼시픽과 센트럴, 양 리그 첫 10승 투수가 됐다. 니혼햄 투수로는 2015년 오타니 쇼헤이 이후 꼭 10년 만이다. 또 지난해 '14승'에 이어 2년 연속이자, 통산 네 번째 두 자릿수 승을 올렸다. 이토는 지난해 퍼시픽리그 다승, 승률 1위를 한 최정상급 투수다.
그러나 신조 감독은 눈높이가 다르다. 에이스가 불펜투수 투입 없이 완투하기를 바랐다. 그럴 만도 하다. 7인 선발 로테이션을 가동하고 있는 니혼햄은 올 시즌 최다 완투를 기록 중이다. 선발투수 7명이 무려 19차례 완투를 했다. 19일 라쿠텐전까지 87경기 중 22%가 완투 경기다. 이 중 6경기는 완봉이다. 완투가 희귀해진 KBO리그와 극명하게 대비된다.
현대 야구에선 투수 분업이 상식이다. 투수 보직에 따른 역할을 강조하는데 신조 감독은 생각이 조금 다르다. 선발투수의 완투 능력을 높게
평가하고 완투를 독려해 왔다. 선발투수라면 한 경기를 책임질 수 있어야 한다고 얘기한다. 선발투수에게 충분한 휴식, 충전의 시간이 주어진다.
이토를 비롯해 가네무라 쇼마, 기타야마 고키가 나란히 4경기를 혼자서 책임졌다. 가토 다카유키, 다쓰 고타, 야마사키 사치야가 각각 2차례, 구린 루이양이 1번을 기록했다. 구린은 최고 시속 157km 강속구를 던지는 대만대표 출신 우완이다. 니혼햄은 팀 평균자책점 2.28를 기록 중이다. 퍼시픽리그 이 부문 1위다.
이토도 19일 투구 내용이 만족스럽지 않았다. 그는 "매번 주자를 내보내 투구 리듬을 유지하기 어려웠다"라고 돌아봤다. 매 이닝 어려운 승부가 이어져 7회까지 투구수가 123개나 됐다. 33타자를 상대해 안타 11개를 맞고 볼넷 1개를 내줬다. 삼자범퇴 없이 1회부터 7회까지 매 이닝 주자가 출루했다.
2회말 무사 1,3루에서 더블 플레이를 유도해 1실점으로 끝냈다. 5-1로 앞선 7회말 1사 1,2루에서 대타 루크 보이트에게 적시타를 맞고 두 번째 실점을 했다. 1회 2사 1,2루, 3회 1사 1,2루, 4회 2사 2루, 6회 2사 만루 위기를 실점없이 넘었다. 계속해서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내고도 에이스답게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이토에 이어 8회 다나카 세이기, 9회 야나가와 다이세이가 등판해 무실점으로 봉쇄했다. 두 이닝 연속 삼자범퇴로 끝냈다. 니혼햄은 최근 12경기에서 10승(2패)을 올리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퍼시픽리그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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