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FC서울이 울산전 무승 징크스를 끊어낸 건, '서울 정상화'의 길을 제대로 걷고 있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서울은 2017년 10월 홈 경기에서 울산을 3대0으로 꺾은 뒤 약 8년 동안 단 한 번도 울산을 잡지 못해 끙끙 앓았다.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22라운드 홈 경기에서 전반전, 주장 제시 린가드의 하프 발리 원더골로 울산을 1대0 제압한 이날 승리는 무려 24경기 만에 거둔 결과였다. 서울이 울산 징크스에 허덕이는 시기엔 두 번의 FIFA 월드컵이 치러졌고, 코로나19 팬데믹이 온 지구를 잠식했으며, 울산이 2022년 17년 만에 리그 타이틀을 획득했다. 또 서울 입장에선 5명의 서울 감독(황선홍 최용수 박진섭 안익수 김기동)이 바뀌는 대혼란을 겪었다. 울산전에서 승리하지 못한 기간은 서울의 암흑기와 다름없었던 셈으로, 2018년 정규리그 11위의 성적으로 플레이오프를 밟은 뒤 2019년 3위를 차지하며 반짝 반등에 성공하는 듯 했지만, 2020년부터 2023년까지 내리 4년간 하위 스플릿에 머물며 팬들의 기대를 저버렸다.
그러던 2024년 포항에서 성공시대를 연 김기동 감독을 선임하고, 맨유에서 뛰는 린가드를 영입하는 등 '서울다움'을 위한 투자를 감행한 이후로 서서히 부활의 기지개를 켰다. 2024시즌 K리그1에서 4위를 차지하며 5년 만에 상위 스플릿 진입과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진출을 차지했다. 그 과정에서 6월 전북전(5대1) 승리로 지긋지긋한 7년 무승 징크스를 끊은 경기가 반등의 발판이 됐다. 김 감독 체제에서 오랜 기간 K리그1의 양강 체제를 구축한 전북, 울산전 징크스를 약 1년 간격으로 씻어낸 건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김 감독은 '중요한 건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는 평소 철학하에 '안정적으로 승점을 사냥할 수 있는 팀' 만들기에 심혈을 기울였다. 예상보다 적응 기간이 길었던 것이 사실이지만,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무더위와 함께 '서울의 시간'이 시작됐다. 서울은 4~5월 광주, 포항, 전북전 충격의 3연패 이후 지금까지 11경기를 치르며 단 1패만을 기록할 정도로 안정적으로 승점을 확보했다. 최근 5경기에선 3승2무, 승점 11점을 땄다. 같은 시기에 서울보다 많은 승점을 가져간 팀은 선두 전북(승점 13점)밖에 없다. 레전드 기성용(포항) 이적 논란 등으로 김 감독에 대한 서울 '팬심'은 최악으로 치달았지만, 정작 서울은 울산전 이전부터 정상화의 길을 걷고 있었다. 서울은 21라운드 포항전(4대1 승) 승리를 묶어 무려 석달만에 연승을 달성했고, 포항전 승리로 홈 6연속 무승 사슬도 끊었다. 6월 광주 원정에선 부임 이전부터 계속된 광주전 5연패 징크스에 마침표를 찍었다. 울산전에선 6경기만이자 시즌 8번째 '클린시트(무실점)'를 기록하며 4위로 점프했다. '아챔권'인 4위에 오른 건 4월 이후 석 달 만이다. 선두 전북(승점 48)과는 승점 13점차가 나지만, 2위 대전(승점 36)은 사정거리 안에 들어왔다.
지금의 4위는 린가드, '크랙' 안데르손, '국대' 김주성 정승원 등을 보유한 서울이 만족할 위치는 아니다. 김 감독은 취임 기자회견에서 '우승'을 말했다. 현재로선 2026시즌을 우승 적기로 삼고, 김 감독을 중심으로 팀이 똘똘 뭉쳐 지난 시즌보다 더 나은 리그 성적, 그리고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 돌풍에 포커스를 맞춰야 할 때다. 린가드는 "김기동 감독이 한두 달 동안 힘든 시기를 보냈음에도 팀이 흔들리지 않게끔 하나로 잘 뭉쳐줬다"라고 말했다. 당장은 올 시즌 2패를 안긴 23일 제주 원정경기에 집중해야 한다. 제주전에서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 울산전 승리 의미가 퇴색될 수밖에 없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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