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MBC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 동료 측이 법정에서 "고인과 생전 좋은 관계였다"며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을 부인했다.
지난해 9월 숨진 MBC 기상캐스터 오요안나의 유족이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로 지목한 전 동료 A씨를 상대로 낸 민사소송의 첫 재판이 열렸다. A씨 측은 오씨를 괴롭힌 사실이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8부(백도균 부장판사)는 22일 오요안나 유족이 전직 기상캐스터 A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첫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이 재판은 A씨가 직장 내 괴롭힘을 일삼았고, 그로 인해 오요안나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유족 측의 주장에 따라 시작됐다.
A씨 측은 변론에서 "망인과는 생전에 좋은 관계였으며, 괴롭힘은 없었다"며 "일부 대화 내용만을 발췌해 괴롭힘으로 몰아가는 것은 사실 왜곡"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오요안나가 사망 전 악성 댓글과 개인적 사정으로 힘들어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망과 A씨 행위 간 인과관계도 성립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유족 측은 "카카오톡 등에서 드러나는 겉보기 좋은 관계는 직장에서 상사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 위한 방어적 태도일 뿐"이라며 "실제로는 오요안나가 지속적인 폭언과 부당한 지시에 시달렸고, 정신적 고통을 호소해왔다"고 맞섰다.
2021년 MBC 공채 기상캐스터로 입사해 근무해온 오요안나는 지난해 9월 사망했다. 이후 유족이 오요안나의 휴대전화에서 동료들의 괴롭힘을 호소하는 내용의 유서를 발견하면서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이 불거졌다. 유족은 오요안나의 생전 대화 내역, 통화 녹음 등을 토대로 지난해 12월 A씨 등 3명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고용노동부는 지난 5월 MBC에 대한 특별근로감독 결과를 발표하며 "오요안나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만, 오요안나가 고정된 출퇴근 시간 없이 자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했다는 이유로 '근로자성'은 인정하지 않았고, 이에 따라 근로기준법상 처벌은 어렵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유족 측은 "조사가 충분히 이뤄졌는지 의문"이라며 "예비적으로 근로자성이 아닌 일반적인 괴롭힘으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재판은 당초 A씨 측의 무응답으로 인해 무변론 판결이 예정됐으나, 선고 이틀 전 A씨가 변호인을 선임하고 소송에 참여 의사를 밝히며 정식 변론이 열리게 됐다. 재판부는 오는 9월 23일 A씨 측의 반박 서면과 유족 측의 추가 증거 제출을 토대로 2차 변론기일을 진행할 예정이다.
MBC는 지난 5월 사건 발생 8개월 만에 '뉴스데스크'를 통해 해당 사건을 보도하며 "관련자 조치 및 조직문화 개선에 나서겠다"고 사과했고, A씨와의 계약은 해지된 상태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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