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광견병 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주요 관광지가 '적색구역'으로 지정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최근 발리 당국은 광견병 감염과 개 물림 사고가 늘면서 남부 바둥군 쿠타의 대부분 지역을 포함한 여러 관광지를 '적색구역'으로 지정했다. 현지 지침에 따르면 단 한 건의 확진 사례만 발생해도 해당 마을은 광견병이 유행하는 적색구역으로 분류되고 긴급 방역 조치가 시행된다.
광견병은 주로 개에게 물려 감염되는 바이러스성 질환으로 증상이 나타나면 치사율이 거의 100%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대학교병원에 따르면, 잠복기가 일주일에서 1년 이상으로 다양하지만 평균적으로는 바이러스에 노출된 후 1~2개월이 지나면 발병한다. 머리에 가까운 부위에 물릴수록, 상처의 정도가 심할수록 증상이 더 빨리 나타난다. 초기에는 일반적 증상인 발열, 두통, 무기력, 식욕 저하, 구역, 구토, 마른 기침 등이 1~4일 동안 나타난다. 이 시기에 물린 부위에 저린 느낌이 들거나 저절로 씰룩거리는 증상이 나타나면 광견병을 의심할 수 있다.
이 시기가 지나면 흥분, 불안이나 우울 증상이 나타나고, 음식이나 물을 보기만 해도 근육, 특히 목 근육에 경련이 일어나고 침을 많이 흘리며, 얼굴에 바람이 스치기만 해도 목 부위에 경련이 발생하기도 한다. 환자의 80%가 물을 두려워하거나 안절부절못하는 등의 증상을 나타낸다. 병이 진행되면서 경련, 마비, 혼수상태에 이르게 되고 호흡근마비로 사망한다.
다만 광견병은 잠복기간이 길어서 물린 후에 상처 부위를 깨끗이 씻고 백신접종, 면역글로블린 치료를 통해 발병 억제가 가능하다. 발리 보건당국도 관광객들에게 유기견이나 원숭이 등과 접촉하지 말고, 물리거나 긁혔을 경우 즉시 병원에 가서 치료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현지 보건당국은 이달 들어 발리의 여러 마을에서 각각 최소 개 1∼2마리가 광견병 양성 판정을 받은 사실을 확인했는데,. 발리섬 일대에서 개 물림 사고가 잇따르자 바둥군 탄중브노아, 누사두아, 짐바란 등 외국인 관광객이 즐겨 찾는 곳에서도 대대적인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당국에서는 개가 사람을 문 사례는 마을당 1∼2건으로 많지 않지만, 유기견 수가 많아 광견병 확산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바둥군뿐만 아니라 발리 서부 젬브라나군에서는 올해 1∼4월 1906건의 동물 물림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발리섬 전체로 보면 올해 1∼3월 8801건의 물림 사고가 발생해 최소 6명이 숨졌다.
한편 이같은 광견병 확산에는 낮은 백신 접종률이 그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발리 보건당국은 2008년부터 매년 백신 접종 캠페인을 하고 있는데, 실행률은 저조한 편이다. 일례로 발리 남부 중심지이자 최대 도시인 덴파사르에서는 지난 2월 기준 개 7만4000마리 가운데 단 2266마리(2.75%)만이 백신을 접종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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