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KIA 타이거즈가 연이틀 믿었던 필승조의 붕괴로 무너졌다.
KIA는 23일 광주 LG 트윈스전에서 연장 10회 접전 끝에 5대6으로 석패했다. 22일 7대9 역전패에 이어 연이틀 2위 LG의 벽을 넘지 못했다.
4위 KIA는 충격적 2연패 속에 2위 LG와 4.5경기 차까지 벌어졌다. 동시에 5위 KT 위즈에 0.5경기차로 쫓기는 신세가 됐다. 6위 삼성 라이온즈와도 1경기 차에 불과하다. 이제는 위가 아닌 아래도 신경 써야 하는 상황이다.
KIA가 연이틀 고개 숙인 가장 큰 이유는 필승조의 붕괴였다. 22일에는 마무리투수 정해영이 7-4로 앞선 9회 등판해 ⅓이닝 4실점으로 무너진 게 뼈아팠다. 정해영에 이어 등판한 조상우도 ⅓이닝 1실점(비자책점)에 그쳤다. 타선은 8회말 6점을 뽑아 1-4에서 7-4로 뒤집으면서 이미 큰 힘을 쓴 상황. 다시 LG에 2점 리드를 빼앗긴 허무한 상황을 끝내 극복하지 못했다.
23일에도 4-4로 맞선 9회 등판한 정해영은 1이닝 무실점으로 버티며 전날의 아쉬움을 달랬다. 그러나 조상우는 또 한번 흔들렸다. 연장 10회 등판한 조상우는 ⅓이닝 2피안타(1피홈런) 무4사구 1탈삼진 2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조상우는 7월 들어 페이스가 눈에 띄게 떨어졌다. 6월 11경기에서 8홀드, 11이닝, 평균자책점 0.82를 기록하며 KIA의 반등에 큰 힘을 보탰는데, 7월에는 7경기에서 1승1패, 3홀드, 4⅔이닝, 평균자책점 11.57에 그치고 있다. 7월에는 올스타 휴식기가 있었는데도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KIA는 정해영과 조상우가 이렇게 동시에 흔들리면 계산이 서지 않는다. 좌완 필승조 곽도규가 시즌 초반 팔꿈치 수술을 받고 시즌을 접은 여파가 여전히 남아 있다. 곽도규가 빠진 자리를 최지민이 어느 정도는 채워주고 있지만, 정해영과 조상우가 동시에 흔들려 버리면 손쓸 방법이 없다.
이범호 KIA 감독은 후반기 막판 스퍼트를 올려야 하는 시점에서 불펜이 가장 걱정이라는 말에 "어느 팀이든 필승조는 다 고생하는 자리긴 하지만, 그래도 이기는 상황에 노력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 불펜 고민은 크게 하지 않는다. 더 올 수 있는 투수도 없고, 그 친구들이 그래도 제일 고생을 많이 했다. 지금 상황에서 가장 좋은 방법은 중간에 (이)준영이나 (최)지민이나 좌투수를 조금씩 사용해서 이닝을 줄여주는 것이다. 그러면 이기는 경기 확률이 높아지지 않을까"라고 이야기했다.
조상우는 지난해 트레이드 최고 매물로 평가받았고, KIA는 키움 히어로즈에 2026년 신인드래프트 1, 4라운드 지명권에 현금 10억원을 내주는 대가로 조상우를 품었다. KIA는 당시 FA 장현식이 LG로 FA 이적한 상태라 필승조를 추가할 필요가 있었고, 통산 88세이브를 자랑하는 조상우가 적임자라는 판단 하에 출혈을 감수하고 움직였다.
조상우는 올해 FA 시장에 나오면 당연히 불펜 최대어가 될 것이라 예상했지만 연신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내고 있다. 시즌 성적은 48경기 4승6패, 24홀드, 41⅓이닝, 평균자책점 4.35. WHIP(이닝당 출루 허용 수)가 1.62로 매우 높다.
23일 현재 홀드 1위에 올라 있지만 체감상 불안하다는 평가를 피하지 못한다. 실제로 키움에서 마무리 투수를 하면서 시속 150㎞대 묵직한 직구를 던졌을 때와 비교하면 지금 구위는 많이 떨어져 있는 게 사실. 현재 구속은 140㎞ 후반대가 최대치다.
연이틀 조상우와 정해영을 모두 쓰고 참패한 KIA. 과연 불펜 고민에 대한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까. 이 감독의 머릿 속이 수많은 부상자가 속출했던 전반기보다 더 복잡할 듯하다.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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