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이제 일본은 한국의 장점마저 가지고 있는 팀이 됐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은 지난 15일 경기도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2025년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최종전에서 0대1로 패배했다. 한일전 역사상 첫 3연패라는 치욕적인 기록이 생기고 말았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일본을 월드컵 16강으로 이끌었던 필립 트루시에 감독은 이번 한일전을 어떻게 지켜봤을까. 트루시에 감독은 23일 일본 매체 넘버웹과의 인터뷰에서 한일전에 대한 자신의 평가를 솔직히 이야기했다. 평가의 중심에는 '피지컬'이 있었다.
트루시에 감독은 "우선,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한국전을 위한 팀을 구성했다고 본다. 가장 큰 과제는 피지컬이었고, 일본은 이 부문에서도 충분히 대응해냈다. 특히 수비진의 신체 능력이 매우 뛰어나고 강인했다. 한국전에서 일본은 매우 수비적인 모습을 보였다. 최종 라인은 견고했고, 특히 공중전에서 강점을 보였다. 조직력도 잘 유지되었고, 끊임없이 압박을 가하며 상대의 패스 흐름을 원활하지 않게 만들었다"며 일본의 수비력을 칭찬했다.
한국은 전반전에는 일본과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순간적으로 저메인 료를 놓친 게 화근이 돼 실점을 내주고 말았다. 후반전에 한국은 일본보다 우세한 경기를 펼쳤다. 일본은 수비에만 집중했다. 한국이 일본의 수비를 뚫어내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의 싸움이었는데 한국은 득점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이호재와 오세훈의 높이를 이용하려고 했던 한국이지만 일본은 과거와 다르게 진흙탕 싸움에서도 밀리지 않았다.
트루시에 감독은 "후반전 일본은 수비 지역에 박혀 있었으며 상대 진영에 진입하는 것조차 어려웠다. 볼 점유도 쉽지 않았고, 철저한 수비 의식으로 버틴 경기였다. 끝까지 실점을 허용하지 않는 수비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그것을 도전 과제로 삼아야 한다. 좋은 축구, 수준 높은 축구는 아니었지만, 일본은 분명한 존재감을 보여줬다. 해야 할 일을 해내고 승리를 거둔 것이다"며 일본의 집중력 높았던 수비를 좋게 바라봤다.
이어 "일본이 승리를 지켜낸 건 강한 의지로 끝까지 수비했기 때문이다. 우선 선수들이 이전보다 훨씬 크고 강해졌다. 훈련 방법도 개선되어 보다 효율적으로 바뀌었을 것이다. 일본은 공중전에서도 한국과 겨룰 수 있었다. 수비적인 일본을 보는 것도 매우 흥미로웠다. 선수들도 모리야스 감독의 요구에 잘 부응했다. 그들은 한국에 대해 열등감을 전혀 드러내지 않았다. 일본은 피지컬 면에서도 단단했고, 한국은 날카로움을 꺾이고 말았다"며 이제는 일본이 한국과의 경합에서도 밀리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원래 한일전에서 한국이 내세웠던 무기는 투지를 기반으로 한 체력과 몸싸움이었다. 일본은 기술력과 전술에서는 한국보다 뛰어났다. 일본의 약한 몸싸움은 언제나 약점이었는데 이제 그런 단점도 보이지 않는 일본이다. 한국과 일본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는 걸 체감시켜준 한일전이었다.
김대식 기자 rlaeotlr2024@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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