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2023년 NC 다이노스에서 20승6패, 평균자책점 2.00, 209탈삼진을 올리며 투수 트리플크라운을 차지, 시즌 MVP에 오른 에릭 페디는 2024년 메이저리그 재입성에 성공하며 'KBO 역수출품 2호'로 각광을 받았다. 1호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메릴 켈리다. 한국에서 '재가공'됐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는 2023년 MVP 수상 직후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2년 1500만달러에 계약하며 1년 만에 한국을 떠났다.
앞서 2017년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해 2022년까지 6년 동안 평균자책점 5.41로 별볼일 없던 투수였던 그는 NC에서 기량을 끌어올리며 메이저리그 재도전에 나선 것이다.
2024년 화이트삭스에서 사실상 1선발 역할을 하던 페디는 그해 7월 말 삼각 트레이드를 통해 선발투수가 필요했던 세인트루이스로 이적한다. 화이트삭스와 세인트루이스, 두 팀에서 31경기에 등판한 페디는 177⅓이닝을 던져 9승9패, 평균자책점 3.30을 마크하며 정상급 선발투수로 우뚝 서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올시즌 그는 들쭉날쭉한 패턴을 극복하지 못하고 보따리를 싸야 할 처지에 몰렸다. 세인트루이스 구단은 24일(이하 한국시각) '오늘 아침 우리는 우완 에릭 페디를 지명할당 명단에 공시했다(designated right hander Erick Fedde for assignment)'고 알렸다.
올시즌 20경기에 선발등판해 101⅔이닝을 투구해 3승10패, 평균자책점 5.22를 마크 중이다. 피안타율 0.270, WHIP 1.51을 기록 중인 투수를 계속해서 로테이션에 남겨둘 수는 없는 노릇이다.
페디는 지난 5월 10일 워싱턴을 상대로 9이닝 6안타 8탈삼진 무실점으로 메이저리그 커리어 첫 완투를 완봉승으로 장식하며 살아나는 듯했지만, 구위를 유지하지 못했다. 그 뒤로 12경기에서 7패, 평균자책점 6.38을 마크했고, 최근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3.25로 극도의 난조를 보였다. 전날(23일)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원정경기에서 3이닝 동안 홈런 2개를 포함해 7안타를 얻어맞고 6실점하자 구단은 끝내 칼을 빼들었다.
페디의 난조에는 자신감 결여도 큰 몫을 차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전날 콜로라도전 패배 직후 현지 매체들과 가진 인터뷰에서 "내가 끔찍하게 못 던져서 팀을 위기에 빠트렸다. 초반 점수를 너무 많이 주니 타자들도 힘들 수밖에 없었다. 커리어를 통틀어 자신감이 이렇게 떨어진 적이 없다. 잘할 때도 있고 못할 때도 있었지만, 프로답게 하려고 노력해왔다. 팀은 더 나아져야 하는데, 내가 도움이 돼야 하는데"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페디와 면담을 나눈 올리버 마몰 세인트루이스 감독은 "그는 구단 조치를 이해했다. 프로다운 모습을 보였다. 나아질 수 있는 기회를 부여받았다는 것도 이해하고 그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는 것도 이해했다. 열심히 했지만, 팀이 지금 어떤 상황인지 잘 알고 있었다. 그의 선발 자리에는 젊은 친구(마이클 맥그리비)가 메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인트루이스는 이날 현재 52승51패로 NL 중부지구 4위, 와일드카드 6위에 처져 있다. 플레이오프 진출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는 세인트루이스로서는 페디를 계속 등판시킬 수는 없는 상황.
세인트루이스는 앞으로 5일 동안 페디 트레이드를 추진하겠지만, 그를 제 값을 주고 데려갈 팀은 없다고 봐야 한다. 결국 5일 뒤 방출 또는 마이너리그행을 받아들여야 한다. KBO로 다시 올 수도 있지만, '이 실력'을 받아줄 팀은 없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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