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과거의 배드민턴 강국 인도는 최근 독일에서 열리고 있는 '2025 라인-루르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 하계 유니버시아드'에서 커다란 화제를 낳았다. 현재 진행중인 배드민턴 개인전에 앞서 펼쳐진 혼합단체전에서 고작 6명의 엔트리로 조별예선, 16강, 8강전을 거쳐 준결승에서 대만에 패해 동메달을 차지했다. 인도 배드민턴 사상 U대회 최초의 입상 쾌거였다.
5개 종목 경기를 치르는 배드민턴 혼합단체전은 12명까지 엔트리를 짤 수 있다. 준결승에서 중국에 패해 공동 동메달을 딴 한국의 경우 12명을 고르게 기용하며 준결승까지 올랐고, 준결승서는 복식 에이스이자 국가대표 진용(23·한국사이버대)이 중복 출전하는 등 총 7명을 가동했다. 이런 상황을 감안할 때 내내 6명으로 버틴 것도 놀랍거니와 테크니컬 벤치에 감독-코치 대신 동료 선수가 앉아 '코칭'을 한 사실도 화제가 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화제의 키워드 '6명'에는 어두운 이면이 있었다. '타임스', '인디안 익스프레스'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인도 대학 스포츠계가 라인-루르 U대회에서 초유의 엔트리 누락 사건으로 파장에 휩싸인 가운데 인도 정부까지 나서 사태 수습에 착수했다. 파장은 황당한 사건에서 비롯됐다. 지난 16일(현지시각) 대회 시작을 앞두고 열린 감독자 회의에서 엔트리를 제출할 때 인도대학협회(AIU)와 대학선발대표팀 관계자가 6명(남자 2명+여자 4명)의 선수 명단만 제출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총 12명의 선수를 데려가 놓고 나머지 6명의 이름 기입을 깜빡했다고 한다. 대회 규정에 따라 접수 마감된 엔트리는 변경할 수 없었고, 엔트리 누락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감독-코치들은 제대로 지도자 역할을 할 수 없었다. 그런 혼란 속에서 선수들은 최초 동메달을 달성했지만 시상대에는 6명 밖에 설 수 없었다.
여기서 문제가 커졌다. 인도 체육 당국의 인센티브 규정상 출전한 6명의 선수에 대해서만 메달 인증서와 포상금을 지급하고 향후 특례 취업 기회도 제공한다고 한다. 나머지 6명은 행정 실수로 출전하지 못한 것도 억울한데, 혜택까지 고스란히 날리게 됐다. 여기에 '단순 실수가 아니라 조직적인 부정 행위 아니냐'는 음모론까지 가세했다. 지난 4월 실시된 U대회 대표선수 선발전에서 우승한 A선수는 제외된 반면, 선발전에 참가하지 않았던 선수가 참가 명단에 포함되는 등 대표 선발 과정에도 의혹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출전 기회를 잃은 알리사 칸 등 선수들은 SNS 등을 통해 '정의를 구현해달라'며 공개 호소에 나섰고, 현지 언론이 집중 보도하자 국민 여론도 들끓기 시작했다. 결국 인도 정부가 사태에 책임이 있는 AIU와 인도학교경기연맹(SGFI)을 해체하는 대신 새로운 스포츠 연맹을 설립하기 위해 관련 법안을 의회에 제출하는 한편 출전 못한 선수들에게도 따로 메달을 수여하는 등 구제책을 마련키로 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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