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와아아~!!!"
24일 천안축구종합센터. 2025 K리그 U-18(18세 이하)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한 개성고 최광희 감독(41)은 우승 세리머니를 앞두고 쓰고 있던 안경을 슬그머니 벗었다. 시상대로 가는 길에 도열한 제자들의 손에는 너나 할 것 없이 생수병이 들려 있었다. 최 감독은 '운명'을 예감한 듯 웃음을 지으며 안경을 벗었고, 최우수지도자상을 받기 위해 윤동민 코치와 함께 시상대로 달려가면서 제자들의 물벼락 세례를 함박웃음으로 맞았다. 우승 지도자가 누릴 수 있는 짜릿한 특권이었다. 최 감독은 "아이들에게 너무 고맙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선배들이 타진 토대를 바탕으로 팀이 더 높은 곳으로 갈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했었는데, 잘 따라와주고 열심히 해줬다"고 말했다. 스스럼 없는 제자들과의 관계에 대해 "같이 논다"고 웃은 그는 "훈련장, 경기장에선 엄격함보다는 하지 말아야 할 행동에 대해 명확히 해주는 편"이라고 지도 스타일을 밝혔다.
조별리그부터 준결승까지 5경기에서 17득점(4실점)한 개성고. 인천 유나이티드 U-18팀인 대건고를 만난 결승전에서도 압도적인 경기력을 뽐냈다. 전후반 대부분의 시간 주도권을 쥐면서 4대0 대승으로 마무리 했다. 최 감독은 "포메이션이나 플레이 등 시스템은 우리 것을 그대로 가져가고자 했다. 선수들이 상대 스타일에 빠르게 적응하고 대처하면서 우리 경기력을 잘 발휘한 것 같다"며 승리의 공을 제자들에게 돌렸다.
K리그 유스 챔피언십은 K리그1, 2 산하 유스팀들이 출전하는 대회. 일반고, 클럽이 참가하는 대회와 달리 각 팀의 육성 시스템을 겨루는 자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상당하다. 특히 한국프로축구연맹이 TV중계, 데이터 제공 등 프로에 준하는 시스템 속에 대회를 운영하면서 선수, 학부모들이 가장 기다리는 대회로 자리 잡았다. 최 감독 역시 "K리그 유스 챔피언십은 18세 이하 대회에서 가장 큰 대회라 생각한다. 이런 대회에서 우승해 너무 고맙고, 우리 선수들이 자랑스럽다"며 "이 대회는 운영 자체가 팀, 선수들이 느끼는 게 다르다. 여느 대회와 분위기나 환경이 다르다 보니 집중도가 더 생기는 것 같다. 선수들이 좀 더 잘하고 싶어하고, 준비에 신경쓰다 보니 좋은 모습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이 대회에서 잘 했던 선수들은 대부분 프로에서 성공하고 있다. 프로에서의 성공 기준치를 봤을 때 이 대회를 통해 선수들을 평가하고 성장을 가늠할 수 있지 않나 싶다"고 평했다.
2006년 울산 현대(현 울산 HD)에서 프로 데뷔해 이듬해 전북 현대로 이적했던 최 감독은 2008년부터 2017년까지 부산에서 뛰었다. 프로 은퇴 후 개성고 코치로 부임하면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프로팀 코치로 부임한 2022~2023년을 제외하면 줄곧 유스팀을 지도하면서 꿈나무를 길러왔다. 최 감독은 "아무래도 특별하다. 프로에서 은퇴하고 처음 지도자로 기회를 준 팀이다. 잠시 프로팀에 다녀온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시간을 아이들과 함께 보냈다. 어떻게 보면 나도 이 선수들과 함께 성장한 셈"이라고 미소 지었다.
부산은 구단의 오랜 전통 만큼 유스팀에서 수많은 재능을 키워와 주목 받았다. 최 감독은 "부산이 서울, 수원, 전북, 울산에 비해 선수풀이 넓진 않다고 볼 수도 있다. 우리는 당장은 늦어도 멀리 봤을 때 가능성 있는 선수들이 많다. 우리 구단은 그런 선수들을 잘 관리하고 성장시키고자 한다. 그런 면에서 좋은 선수들이 꾸준히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천안=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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