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피부 피판은 외과 재건에서 널리 사용되지만, 피판 말단부의 혈류 저하로 인한 조직 괴사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임상적 난제로 남아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 연구진이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했다.
서울대학교병원운영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성형외과 박지웅 교수 연구팀(전성미 교수, 이미현 연구원)은 미국 하버드 의과대학 브리검여성병원 Su Ryon Shin 교수 연구팀(정설하 박사)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체내에 삽입하면 적정량의 산소를 천천히 공급해주는 스마트 하이드로겔을 개발했다.
이 하이드로겔은 피부 피판 끝부분의 혈류가 부족해 생기는 조직 손상을 효과적으로 줄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이 만든 이 하이드로겔에는 산소를 만들어내는 미세입자가 포함되어 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건, 단순히 산소를 만들어내는 것만이 아니다. 이 입자에는 산소를 생성하면서 생길 수 있는 독성 물질을 제거하는 효소도 함께 코팅되어 있어, 조직에 해가 되지 않도록 설계됐다. 이렇게 제작된 입자는 젤라틴 기반 물질에 넣어 하이드로겔 형태로 만들었고, 피부 속에 삽입하면 일정한 속도로 산소를 방출한다.
연구진은 쥐의 피부 조직을 이용한 실험에서 이 하이드로겔의 효과를 확인했다. 특히 산소 발생 농도를 0.2%로 설정했을 때, 피부 피판의 생존률이 가장 높고 혈류도 가장 활발하게 유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산소 농도가 0.5%로 높아지자 오히려 염증이 심해지고 조직이 더 많이 손상됐다. 이는 산소도 너무 많이 주면 오히려 해로울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결국 조직이 필요로 하는 만큼만, 정밀하게 산소를 공급하는 것이 치료 효과의 핵심이라는 사실이 실험을 통해 입증된 셈이다.
조직 내부의 변화를 분석한 결과도 눈에 띄었다. 새로운 혈관을 만드는 신호 단백질(VEGF), 세포 에너지를 만드는 미토콘드리아를 활성화시키는 유전자(PGC-1α, NRF-1), 산화 스트레스를 줄이는 항산화 효소(SOD) 등이 모두 활성화됐고, 염증을 유발하는 지표들은 눈에 띄게 줄었다. 세포가 스스로 죽는 '자멸 현상'도 억제되는 등 조직 전반의 회복 기전이 전방위적으로 작동한 것이다.
이번 연구는 단순한 치료 보조재가 아닌, 조직 속 미세환경을 적극적으로 조절해 회복을 돕는 스마트 바이오소재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박지웅 교수는 "당뇨발성 궤양이나 허혈성 근육 질환 등 다양한 질환에도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정밀하게 산소를 조절하는 생체재료가 재생의학의 중요한 무기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생체재료 저널인 'Bioactive Materials'에 최근 게재됐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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