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일단 자기 하고 싶은 거 해보는 거지."
토미존 수술(팔꿈치 내측인재 교환-재건 수술)을 받고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입대하더니, 뜬금없이 타자로 등장했다.
그런데 적시타까지 쳤다. 재능하나만큼은 남다르다.
군복무중인 롯데 자이언츠 전미르 이야기다. 2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만난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왜 타자로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전미르는 24일 문경에서 열린 퓨처스리그 한화 이글스 2군전에 나섰다. 3-11로 뒤진 6회 대타로 등장한 전미르는 3구 삼진으로 물러났다.
하지만 다음 타석인 8회 2사 1,2루에선 한화 이민우를 상대로 1타점 적시타를 쳤다. 중계 플레이 도주 2루를 노리다 협살에 걸렸고, 두번? 주자가 홈인한 뒤 아웃됐다.
토미존 서저리의 재활 기간은 보통 1년. 수술을 받은게 작년 12월 26일이니, 슬슬 짧은 거리나마 캐치볼을 소화하며 팔 상태를 끌어올리는 시기다.
상무 역시 앞서 부상 공백이 길었던 구창모나 배제성의 예가 있어 조심스러웠던 게 사실이다. 다만 상무 입단 시기는 지난 5월초. 입단 당시만 해도 6개월~1년 정도 재활 과정을 거쳐 투수로 활용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상무 입대 후 타격 훈련을 했다는 소식이 들리더니, 퓨처스 실전에까지 대타로 출전한 것. 심지어 첫 안타에 타점까지 올렸다. 이쯤 되면 진짜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마냥 재활기간 동안은 타자로 뛸 기세다.
오타니는 2023년 겨울 토미존 수술을 받았고, 지난해에는 팔꿈치 재활을 하며 타자로만 경기에 임했다. 162경기 중 159경기에 출전, 타율 3할1푼 54홈런 13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036을 기록하며 투수 없이 타자만으로도 시즌 MVP에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차지하는 영광을 누렸다.
이도류(투타병행)로 경북고를 청룡기 우승까지 이끌었던 전미르다. 경험이 부족해 수비는 일천했지만, 뛰어난 운동신경과 감각으로 1,3루 수비는 어떻게든 해냈었다. 투수로는 5승1패 평균자책점 1.32, 타자로는 타율 3할4푼6리 32타점을 올렸던 그다.
롯데 입단 당시에서 이도류에 대한 강한 의욕을 보였던 그다. 하지만 사령탑의 반대에 부딪혔다. 김태형 감독은 "투수로는 당장 1군에서도 불펜으로 던질 수 있다. 직구는 150㎞까지 나오고, 슬라이더도 좋다. 하지만 타자로는 너무 거칠다. 기초부터 다시 시작해야한다.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며 투수에 전념할 것을 권했다.
겁없는 패기를 바탕으로 데뷔시즌인 지난해초 잠시나마 필승조로도 기용됐다. 하지만 이후 벽에 부딪혔고, 이후 팔꿈치 통증을 이유로 긴 휴식을 가졌다. 구단은 재활을 권했지만 결국 선수 본인의 판단으로 토미존 수술을 받았다. 데뷔시즌 성적은 36경기 33⅔이닝 1승5패 1세이브5홀드 평균자책점 5.88이다.
롯데 입장에선 난감하다. 당분간 전미르를 타자로 활용할 계획은 없다.
다만 전미르는 오는 2026년 11월까진 상무 선수다. 현재로선 상무 구단에서 판단하고 결정할 일이다.
김태형 감독은 '입대전 이도류나 타자 출전에 대해 논의하신 게 있나'라는 물음에 "아무것도 없다"고 했다.
이어 "왜 타자를 하는지 잘 모르겠다. (지금 롯데 선수도 아니니)일단 하고 싶은 대로 하도록 내버려둘 뿐"이라고 덧붙였다.
"공 던질 때는 됐다. 타자로 나와서 안타 치는 것도 봤는데… 전미르가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2군과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 모른다. 그냥 타자를 하고 있다니 하고 싶은 대로 해보라고 했다."
부산=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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